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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인상에 추경 적자국채까지…국채 3년물 年 3%대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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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은 국고채(국채) 시장 ‘성수기’로 꼽힌다. 새해 자금을 충전한 보험회사와 자산운용사가 국채를 쓸어 담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한산하다. 국채 가격 하락(국채 금리는 상승)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움츠러들었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추경 증액을 요구하면서 적자국채가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된 결과다. 불어난 국채 물량이 가계·기업의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번져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1~8일에 3년 만기 국채선물을 2만825계약(액면가 2조825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1만8015계약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달에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국채시장에 등을 돌리는 것은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3년 만기 국채금리는 8일 0.066%포인트 오른 연 2.303%에 마감해 2018년 5월 15일(연 2.312%)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0.095%포인트 오른 연 2.733%로 역시 2018년 6월 7일(연 2.75%)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뜀박질하는 국채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반영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에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연 1.00%로 높였다.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올해 말까지 연 1.75~2.0%로 금리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3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시장금리를 밀어올린 배경으로 거론된다.

여야의 추경 증액 경쟁도 국채금리를 치솟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14조원 규모 추경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달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보다 24조9500억원 증액한 38조95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35조원 안팎의 추경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현재 1인당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이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도 방역지원금을 1인당 1000만원까지 확대하는 등 추경을 최대 50조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정부 안(14조원)보다 20조~36조원 많은 금액이다.

추경 증액은 현실화 수순을 밟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각지대 해소 등 합리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성심껏 검토할 것”이라며 여야 추경 요구를 일부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추경 재원은 대부분 적자국채로 조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14조원 추경안을 위해 11조3000억원 규모의 적자국채 계획을 세웠다. 추경 증액을 요구하는 여야는 적자국채 발행 규모로 30조원 안팎을 설정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대선 직후 재차 추경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며 “적자국채 물량이 안갯속인 만큼 금리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로 인상하고 정부의 ‘퍼주기’가 이어진다면 3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3%대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여야의 선심성 정책이 국채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를 밀어올리면서 구축효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이 민간의 소비·투자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추경이 물가를 자극하는 ‘재정 인플레이션’ 우려도 상당하다. 지난달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상당한 규모의 확장재정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임도원/김소현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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