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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 동안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주택 가격 상승과 매매 건수 감소로 2년 전과 비교해 미국인들이 집을 매수하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사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소득 7만5000달러에서 10만달러인 가정이 살 수 있는 집의 숫자는 팬데믹 전보다 41만1000채가 줄어들었다. 이 조사에서는 서로 다른 소득 구간에 따라 지불 가능한 집에 대해서 검토했다. 30년 고정 이자 모기지를 사용하고, 보험, 세금 등을 포함한 주택관련 지용이 전체 소득에서 30% 이내에 들어오도록 설정했다. 그 결과 모든 소득 수준에서 집을 사기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동안 수요자들은 집을 사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빌릴 수 있었고, 넓은 집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하지만 공급이 이에 미치지 못했다. 노동력 부족, 공급망 혼란 등으로 주택 건설이 미뤄졌고, 판매자들도 매매를 미뤘다.
일반적으로 집을 구입하는 것은 미국 가정이 자산을 축적하는 주요한 수단이었다. 이때문에 집을 구입하지 못하는 것은 현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들의 미래 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우려했다. 여기에 월세가 빠르게 오르면서 앞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돈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모기지 금융 스타트업인 토모 네트워크의 스카일라 올센 수석 경제학자는 "집값과 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것은 미래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소득 7만5000달러에서 10만달러인 가정이 살 수 있는 집은 전체 매물의 51%에 불과했다. 2019년 58%에서 내려온 것이다. 전체 판매 숫자도 줄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판매가 완료되거나, 계약이 진행되고 있는 집은 91만건에 불과했다. 이는 NAR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저치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 봄이면 이같은 흐름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물이 늘면서 매수자들의 부담이 완화되고 급격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건설중인 주택 숫자가 최근 몇년 중 가장 높고, 올해 안에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WSJ은 "공급망 혼란이 여전하고 이것은 건설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또 현재 주택 소유자들은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옮겨탄 경우가 많아 이사를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