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8일 08: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2차전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추진하는 최대 5조원 규모 투자 유치전에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참여했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이날 3조원~ 5조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예비입찰(LOI)을 실시한 결과,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이 참여했다. SK온은 앞서 글로벌 대형 PEF를 중심으로 투자안내서를 발송했다. 실무 작업은 도이치증권과 JP모간이 맡고 있다.
SK온은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으로 해외 공장 건설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SK(주)는 배터리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온은 30GWh 수준의 생산 능력을 오는 2025년까지는 200GWh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미국 포드사와 함께 합작사를 세우고 2027년까지 89억달러(약 10조5000억원)를 들여 미국 내 배터리 공장 3곳을 짓기로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미 조지아주에 2공장, 유럽 헝가리 이반차에 3공장,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4공장을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SK온의 몸값은 25조원~30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127조5300억원이다.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 역량이 더 크지만, SK온이 빠르게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어 기업가치도 더 오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 규모가 3조~5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10~20% 수준의 회사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투자 유치 규모가 큰 만큼 SK온이 투자자 2~3곳을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작업의 또 다른 관건은 투자금 회수 방안이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SK온의 기업공개(IPO)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5년 내에는 IPO를 추진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SK측의 자금 조달 규모가 워낙 큰데다 처음부터 해외의 대형 PEF를 중심으로 투자자를 물색해와 시장의 관심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엑시트 방안에 대해 보다 분명히 해줘야 거래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