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설 연휴는 항상 중요한 변곡점이 돼 왔다. 이른바 '밥상머리' 민심이 움직이면서 명절 이후 시장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연휴 뒤에는 시장 성수기인 봄 이사철도 맞물려 있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설 연휴의 부동산 민심이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하향 안정세가 뚜렷한 전셋값도 설 이후 매매가격 상승률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년 간 전·월세상한제(5% 룰)에 갇혀 있던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시세와의 ‘키 맞추기’ 현상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시기인 5~6월 임차인들이 다시 시장으로 나오면서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국 전셋값이 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세 시장은 수요가 크고 공급이 부족한 수급 불균형 상태"라고 진단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이 만료되는 임대 매물들이 시장에 신규 매물로 나오면서 시세를 상승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2년간 전월세상한제의 5% 룰에 갇혀 있던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시세와의 ‘키 맞추기’가 이뤄지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도 꼽았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전세 계약 시기가 돌아오는 수요자들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할 것"며 "일반적으로 계약이 끝나는 6~7월보다 한두달 앞선 4~5월부터 전세 거래량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매매 시장의 분위기를 따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가격은 매매가격의 상승에 후행한다"며 "매매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전세 가격 역시 상승1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 시장 가격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함 랩장은 "특히 서울 등지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만큼, 정비사업 이주가 발생될 지역과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된 지역의 임대차 가격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