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플랫폼기업 바로고가 대상그룹 계열 식품 유통판매사인 초록마을 인수를 추진한다. 친환경 신선제품을 판매하는 초록마을의 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바로고의 배달대행 인프라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바로고는 초록마을을 인수하기 위해 최근 기업실사에 들어갔다. 인수 대상은 초록마을 지분 99.57%이며, 예상 인수가는 1000억원 안팎이다.
대상그룹은 지난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초록마을 매각에 나섰다. 국내 유통 대기업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다양한 원매자가 인수를 검토했으나, 바로고가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됐다.
초록마을은 한겨레신문이 1999년 설립한 식품유통업체다. 2009년 대상그룹 계열 벤처캐피털(VC)인 UTC인베스트먼트가 70억원에 사들였다. 주로 유기농 제품을 취급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40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상그룹에 편입된 뒤 2009년 956억원이던 매출이 2016년 2304억원까지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익성도 악화돼 2018년 적자 전환한 뒤 매년 30억~4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1927억원에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상그룹은 초록마을을 그룹 비핵심 사업으로 판단, 지분을 완전히 정리할 계획을 세우고 매각을 추진해왔다. 대상그룹이 보유한 초록마을 지분(49.10%)과 임세령 대상 부회장(30.17%), 임상민 대상 전무(30.17%) 지분 등 99.57%의 주식이 모두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바로고는 외부 투자금을 활용해 초록마을을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국내 PEF인 케이스톤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는 바로고의 초록마을 인수를 염두에 두고 이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는 초록마을이 보유한 오프라인 기반 유통채널에 물류 역량과 온라인 유통 부문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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