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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 분산형 스토리지 공유 시스템 '파일코인(FIL)'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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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 90년대 대중 보급 이후 30여 년간 쉬지 않고 진화했습니다. 제한적 정보에 일방적 접근만이 가능했던 웹 1.0(Web 1.0), 대중이 직접 정보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중심 웹 2.0(Web 2.0)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탈중앙화 프로토콜을 활용해 대중 모두가 운영 주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된 웹 3.0(Web 3.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Web 3.0 리포트는 다가오는 시대를 선도하고자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들의 기술과 그들이 그리는 웹 3.0 시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 알아볼 프로젝트는 탈중앙 분산형 스토리지 공유 시스템 '파일코인(Filecoin·FIL)'입니다. 파일코인은 블록체인 기업 프로토콜랩스(Protocol Labs)가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 기술 기반 탈중앙 분산형 클라우드에 토큰 이코노미를 결합한 스토리지 공유 시스템입니다. 획일화된 중앙 집중형 서버 시스템을 모든 컴퓨터를 연결한 분산형 서버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죠.

파일코인은 2017년 출시 직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 세콰이어 캐피털(Sequia Capital) 등 글로벌 벤처 캐피털 기업들과 투자자들로부터 코인 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2억5700만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테조스 ICO(XTZ·2억3200만달러 규모)를 제치고 ICO로 사상 최대 금액을 모금한 프로젝트가 됐죠.

도대체 왜 안데르센 호로위츠 등 거대 벤처 캐피털들이 선뜻 거액을 투자할 정도로 파일코인에 주목하게 됐을까요? 그들이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어떤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중앙 집중형 서버 VS 탈중앙 분산형 서버"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네이버, 구글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사진, 영상 등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죠. 하지만 우리가 정보를 얻는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유튜브에서 보고 싶은 영상을 클릭하면 컴퓨터는 유튜브 서버에 영상 데이터를 요청하고 유튜브 서버는 요청한 데이터를 우리에게 보내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우리가 보는 사진, 영상 등 정보들은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가진 '중앙 집중식 서버'에서 온다는 뜻입니다. 네이버, 구글, 카카오 등 우리 일상에서 활용하는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중앙 집중형 서버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중앙 집중식 서버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운영이 중단될 수밖에 없죠.

최근에도 이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작년 12월 14일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서버 문제를 겪으면서 검색 서비스는 물론 유튜브, 지메일, 구글닥스, 구글 드라이브 등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모두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약 1시간 반 만에 서버를 복구해 문제를 해결하긴 했지만, 이 사건은 중앙 집중식 서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가 됐습니다.

물론 한국 시간 기준으로는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기에 국내에선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유럽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시각이 업무 시간이었기에 구글 맵, 구글 클라우드, 구글 캘린더 등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었던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기도 했죠.

중앙 집중형 서버가 갖는 단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버와 사용자의 물리적 거리가 멀다면 통신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플랫폼 운영 주체에 의해 정보에 대한 검열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든지 개인정보 유출, 프라이버시 침해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더 심각한 경우 사고가 발생해 서버가 물리적으로 파괴된다면 정보가 영원히 사라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언젠가 웹 사이트를 열었는데 보고 싶었던 페이지가 아니라 '404 Not Found', '410 Gone', '502 Bad Gateway' 등 메세지만 보였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경우가 서버나 통신에 문제가 생겨 파일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파일코인 개발사인 프로토콜랩스의 IPFS 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IPFS는 분산형 파일 시스템에 데이터를 보관해 공유하는 시스템 기술로 프로토콜랩스는 2015년 1월 IPFS 알파버전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IPFS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파일코인 메인넷이 2020년 10월 15일 가동을 시작했죠.

IPFS를 사용하면 우선 현재 중앙 집중식 서버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HTTP(Hypertext Transfer Protocol)의 비효율성을 개선해 데이터 공유 비용을 60% 이상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 분산된 노드들에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필요한 정보를 보유한 노드 중 가장 가까운 노드를 선택해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저장된 노드와 물리적 거리가 짧아지니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도 올라가죠. 일부 노드에 문제가 생긴다고 할지라도 데이터가 분산돼 저장되어 있으니 데이터 이용에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적습니다.

IPFS 탈중앙화 웹은 서버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서버 사용자의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만약 사용자가 IPFS 방식으로 데이터를 네트워크에 업로드하면 데이터마다 고유 해시값이 생성되고, 해시값은 파일을 영구적인 이름으로 사용하죠. 만약 그 데이터를 다시 다운로드받고 싶다면 수많은 노드들 중 그 해시값을 가진 노드를 검색해 찾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데이터가 저장되기 때문에 위변조 위험성도 크게 줄어듭니다.
"IPFS에 저장증명(PoS) 토큰 이코노미 적용"
이제 'IPFS의 개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는데, 그래서 도대체 거래소에서 살 수 있는 파일코인(FIL)은 어디에 쓰이지?'라는 의문이 생기실 겁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파일코인은 분산형 스토리지 네트워크(DSN·Decentralized Storage Network)의 인센티브 토큰입니다.

IPFS가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고 하더라도 보상 체계가 없다면 노드들이 파일을 보관하려 하지 않겠죠. 여러 노드가 파일을 보관해야 데이터가 더 안전하고 빠르게 공유될 수 있을텐데 모든 노드들이 파일을 보관하지 않고 받기만 한다면 IPFS웹은 운영될 수 없습니다. 파일코인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센티브토큰인 거죠.

파일코인 네트워크에는 데이터를 저장할 공간을 제공하는 스토리지 채굴, 원하는 데이터를 스토리지 채굴자로부터 가져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검색 채굴, 파일코인의 블록을 생성할 때마다 주어지는 블록 생성 채굴 등 총 세가지 채굴 보상 제공 방식이 존재합니다.

파일코일 네트워크의 인센티브 시스템은 저장 시장(Storage Market)과 검색 시장(Retrieval Market)을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사용자는 저장 시장에서 스토리지 채굴자들에게 토큰을 지불해 저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검색 시장(Retrieval market)에서는 검색 채굴자에게 파일코인을 지불해 데이터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와 더불어 블록을 생성해 생태계를 확장하는 유저들에게도 보상이 돌아가게 되죠. 파일코인 네트워크는 이런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 관계를 형성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메인넷 출시 후 70%↓…스캠 의혹 등 리스크도 공존"
파일코인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할지라도 투자 위험성은 존재합니다. 지난 2020년 10월 메인넷 출시를 앞둔 파일코인은 투자자 기대감에 힘입어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메인넷 출시 직후 고점 대비 70% 폭락하면서 파일코인이 대규모 스캠 사기 프로젝트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TRX) 최고경영자(CEO)는 파일코인 메인넷 출시 다음 날인 10월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게 무슨 대규모 스캠 사기냐. 파일코인이 메인넷 출시 후 세계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토큰 가격이 급등하자 파일코인 창립자인 후안 베넷(Juan Benet)이 커뮤니티 동의 없이 자신의 배정 매물 150만개를 최고점에 던졌다"고 맹비판했죠.

이에 후안 베넷은 "우리는 성실하게 커뮤니티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저스틴 선은 과거 자신이 트론에 했던 짓을 말하는듯 하다"며 "저스틴 선이 하드포크를 진행한다면 채굴자들은 이전 트론에 합류했던 프로젝트들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그는 거짓말쟁이, 사기꾼이다"라고 받아쳤습니다.

토큰 가격 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이렇게 파일코인 가격이 하락할 경우 네트워크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현재 파일코인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 테더마켓(USDT) 기준 18.16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고가 대비 90% 이상 하락한 가격이죠.

토큰 가격이 이렇게 계속 하락해 채굴자들의 수익성이 낮아지면, 네트워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예상도 있습니다. 채굴을 통해 얻은 토큰으로 전기 요금, 장비 유지비 등 채굴에 드는 비용을 제하고도 충분한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면 파일코인 채굴자들도 더 이상 채굴을 계속할 이유가 없을 겁니다.

지금처럼 파일코인 가격 하락이 계속돼 채굴자 이탈이 발생한다면 네트워크 용량이 적어지고 이용자들이 원하는 데이터를 원활하게 찾을 수 없게 되겠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파일코인 네트워크의 가치도 계속 떨어지게 될 겁니다.

스캠 논란 등 위기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일코인 네트워크는 지금도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penSea)와 컨텐츠 저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플로우(FLOW) 네트워크의 공식 스토리지 파트너가 되기도 했죠.

파일코인 시세가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한 지금, 누군가는 매수 시점이 다가왔다고 생각할 수도, 다른 누군가는 프로젝트의 명운이 다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겁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파일코인(FIL)'이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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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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