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거액의 자금을 소위 '몰빵'한 개인 투자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한 개인 투자자 A씨는 20대부터 직장생활을 하면서 20년간 모은 돈 7억원을 신라젠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A씨는 "노후자금, 아이 교육비 등을 조금 더 만들기 위해 적금이고 펀드고 다 깨서 신라젠에 몰빵했다"며 "가족들한테 아직 얘기를 못 한 상태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주들은 거래정지 기간 거래 재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상폐가 결정돼) 너무 어이가 없다"며 "엠투엔이라는 회사에서 1000억원이라는 자본이 들어왔고 최대주주 변경도 마쳤고 지분도 20% 이상 들어왔다. 그런데도 거래소가 상폐를 결정해 주주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화가 많이 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거래소가 생계 투자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신라젠을 거래정지를 시켰는데 여기서 제일 큰 문제는 경영진의 횡령배임은 상장 전에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장 전에 일어났던 일을 개인투자자가 알 수 없다"며 "거래소가 AA라는 등급을 주면서 상장을 시켰고 개인투자자는 그것을 믿고 투자했는데 상폐는 말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1년 8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오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코스닥시장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래소의 결정에 개인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거래소가 요구한 최대주주 변경 등 개선 사항을 충족했는데도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라젠의 최종 상장 폐지 여부는 앞으로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 폐지나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할 수 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 측은 신라젠의 개선 계획 중 '영업의 지속성'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