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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UAM? 자율주행? 그들만의 리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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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송 부문 유상운송 제도 개편 없이 불가능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인천공항에서 여의도, 강남까지 20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드론에 물건을 싣고 배달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으로 운행이 가능합니다"

 요즘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의 세 가지 화두다. 도심용 하늘 이동 수단으로 복잡한 도로 위에서 사람이 날아가면 되고 경우에 따라 물건을 매달아 배송 한다. 그리고 운전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을 궁극의 목표로 기술이 진화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나 국가도 AI, 데이터, 전동화 등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며 부처별로 지원이 쏟아진다. 

 그런데 누구도 국민적 비판과 선거에 미칠 영향 탓에 꺼내지 못하는 말이 있다. UAM, 드론 물류, 자율주행이 미래에 도입되려면 현재 육상에서 이루어지는 유상 운송 제도의 상당한 개편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제도 변경은 곧 인간 역할의 축소를 의미하는 만큼 운전직 상실과 직결되는데 '운전'이라는 직업에 적지 않은 사람이 종사한다는 점에서 넘어야 할 벽이 높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도심 항공 여객, 흔히 UAM(Urban Air Mobility)을 미래 교통 수단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복잡한 도로를 이동 공간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부도 2025년에 시범 운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러자 최근 택시 및 버스 업계에서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유료 승객이 UAM으로 이동하는 탓이다. 또한 자율주행 택시도 시범 운영되는데 상용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안전이 아니라 생존이 그 이유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정작 상용화에 들어섰을 때 운전자 배제는 반기지 않는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드론으로 물건을 배달하려는 사업은 화물사업자의 반대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택배기사 과로사에 따라 밤 10시 이후 물건 운송은 손님이 없는 택시에 일부 맡기자는 것에도 반대한 곳이 화물 업계다. 국내 육상 유료 운송 체계에서 여객과 화물의 철저한 칸막이, 그리고 각 사업자 간의 밥그릇 싸움이 너무나 치열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UAM과 드론, 자율주행은 그들에게 또 다른 유상 운송 사업의 진입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국내 도로에서 유상 운송 모빌리티는 요원하다. 킥보드 또한 일단 진입은 했지만 돈 내고 이용한다는 점에서 유상 운송 수단이고 경쟁은 택시 및 마을버스 등이다. 교통 및 모빌리티 종사자라면 대부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토론회 등에 가보면 어느 누구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의 모빌리티는 점진적 전환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다. 그래서 파괴적 혁신을 이루어야 하는데 운전으로 생존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게다가 운전직은 숫자로 파악 가능한 절대 유권자인 탓에 그저 침묵할 뿐이다.  

 사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운전직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세대 간 갈등이다. 젊은 세대는 기존의 교통질서를 파괴하려는 반면 기성 세대는 어떻게든 '면허'라는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그래서 택시 숫자를 줄이지 않은 채 한국에서 모빌리티 혁신을 외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렇다고 택시 자체가 혁신할 방법도 없다. 요금 또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 통제하는 탓이다. 

 따라서 모빌리티 혁신은 택시 감차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 경우 국민들은 왜 택시 감차에 정부 세금을 써야 하는지 따져 물을 수 있다. 정치인은 이 부분을 두려워 한다. 결국 뫼비우스의 띠처럼 문제가 돌고 돌아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에서 모빌리티 산업은 그냥 없다고 여기면 된다. UAM? 자율주행? 새로운 이동 서비스? 그저 다른 나라 이야기일 뿐 우리에겐 모두 물거품일 뿐이다. 

권용주(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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