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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반도체처럼 위성 찍어내 수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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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문한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우주센터. 올해 하반기 발사를 앞둔 높이 3m, 무게 500㎏급의 차세대중형위성 2호기가 서 있었다. 차세대중형위성(중형위성)은 동급 위성 대비 필요한 제작 기간과 비용이 절반에 불과하면서 성능은 최고 수준인 ‘가성비’를 자랑한다. 중형위성을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신호탄으로 부르는 이유다. 우리 기술로 만든 고객 맞춤형 위성을 각국에 수출하고 UAM(도심항공모빌리티)·메타버스 훈련 시스템 등을 사업화해 우주분야 솔루션 제공자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KAI의 목표다.
○“우리 기술로 위성 양산해 수출”
KAI는 지난해 2월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미래형 산업구조 전환에 나섰다. 그 중심에 있는 게 중형위성이다. 중형위성 사업은 산업체 주도로 위성을 ‘양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표준형 본체를 만들고 위성 목적에 따라 탑재체만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탑재체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본체를 만들던 기존 위성 제조 방식보다 예산이 50%가량 절감된다.

중형위성 2호기가 있는 우주센터 청정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방진복을 갖춰 입어야 한다. 에어샤워로 먼지를 제거한 뒤 청정실에 들어가자 2650㎡(약 800평) 규모의 조립실이 보였다. 중형위성을 최대 8대까지 동시에 조립할 수 있는 넓이다. 중형위성뿐만 아니라 소형과 대형급 위성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도록 벽·기둥이 없는 개방형 공간으로 지었다. 2040년까지 40~50대의 중형위성이 이곳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한창헌 미래사업부문장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외에 위성 조립 시설을 갖춘 민간업체는 KAI뿐”이라고 말했다.

KAI 우주센터에는 ‘솔더링(soldering) 엔지니어’라 불리는 위성 납땜 전문인력도 15명가량 상주하고 있다. 부품 소자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이들은 광학 현미경을 통해 도면을 보고 납땜한다. 한 부문장은 “위성 납땜부터 조립까지 원스톱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위성을 반도체처럼 찍어내 수출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며 “실제 항공기와 위성을 묶어 패키지로 수출하는 거래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KAI의 위성사업 매출은 2020년 기준 약 13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 수준이지만, 2~3년 내 6000억원까지 규모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위성 영상 서비스도 사업성↑
우주산업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있다. 위성 개발 사업 주도권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가고 제작 및 발사 비용이 저렴해지면 위성영상 판매 시장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KAI는 지난해 9월 국내 항공 영상 분석 전문업체 메이사의 지분 20%를 인수하며 이 분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재 1차원에 머물러 있는 위성영상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우주 서비스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석유저장 탱크 사진을 위성으로 찍어 원유량을 분석하고 유가를 예측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게 KAI의 설명이다.

KAI는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훈련 체계 모델도 개발했다. 가상현실(VR) 고글을 착용하고 초음속 전투기 FA-50 시뮬레이터 모의조종석에 앉으면 3차원(3D) 증강 그래픽이 구현된다. FA-50뿐만 아니라 한국형 소형무장헬기(LAH), 한국형 전투기 KF-21도 메타버스로 조종 원리를 익힐 수 있다. 아바타를 이용해 고가 항공기를 정비하는 메타버스 훈련 체계도 개발했다. 한 부문장은 “메타버스는 안전하면서도 실용적인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며 “신속하게 사업화해 군당국 일선에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UA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AI는 UAM에 특화된 저소음, 자율 충돌 방지 기술을 고도화해 차별화된 비행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천=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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