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7일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미사일을 쏜 것으로 드러났다. 은폐와 기습 발사에 유리한 이 미사일을 쏜 것은 2년 만이다. 올 들어 신형 미사일과 기존 미사일을 번갈아가며 쏘고 있는 북한이 한·미 미사일 방어망 교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며 “서부지구에서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미사일은 KN-24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미사일은 일반 탄도미사일처럼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하강하다 ‘풀업기동(하강 중 재상승)’ 등의 변칙 기동을 해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이 이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년 만이다. 북한은 앞서 2019년 8월에 두 번, 2020년 3월에 한 번 KN-24를 발사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KN-24 개발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했지만, 북한은 앞서 두 차례의 시험발사 당시 15분이던 미사일 발사 간격을 이번에 5분 내로 줄이며 개발이 완료됐다는 분석에 힘을 실었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이미 생산된 미사일 중 무작위로 골라 실사격을 통해 품질 검사를 했다는 뜻의 ‘검수사격’이라 표현했다. 북한이 핵탄두 탐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KN-24의 실전 배치를 이미 완료했고 향후 생산 수량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80㎞로 탐지됐는데, 이는 같은 장소(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남쪽을 향해 발사하면 계롱대 육·해·공군 본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약 42㎞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최저 요격고도인 50㎞보다 낮아 사드로 요격하기도 어렵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에게 직접적이고 심각한 군사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 들어 이미 각기 다른 최고속도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2번,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발사 한 번에 나선 북한이 또다른 종류의 미사일까지 발사하며 한·미의 미사일 탐지·요격 능력 시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기존 스커드·노동·무수단 등으로 구성됐던 3선의 미사일 라인과 운용·전략 전술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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