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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회장 사퇴 밝힌 정몽규 "사고 아파트 전체 철거 후 재시공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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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발생 1주일 만에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화정아이파크는 전체 단지 철거 후 재시공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 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학동4구역과 화정아이파크) 두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과정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17명의 사상자를 낸 데 이어 6개월 만인 이달 11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가 반복되면서 회사를 둘러싼 여론이 악화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2018년 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HDC현산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경영에 관여해왔다.

다만 HDC그룹 회장직은 계속 맡는다. 정 회장은 “(HDC현산 회장직) 사퇴로 책임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HDC현산과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지는 심사숙고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붕괴 사고가 일어난 201동뿐 아니라 전체 단지 철거 후 재시공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외부 전문가 및 당국과 상의해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 후 재시공 방안까지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신뢰 회복 방안으로 안전품질보증 기간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 결함에 대한 법정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HDC현산이 건설한 모든 건축물의 보증기간을 최대 30년으로 늘린다. 정 회장은 이날 용산 사옥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광주 사고 현장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면담하고 사과했다.

HDC그룹 지주회사인 HDC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HDC현산 보통주 100만3407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HDC 계열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도 같은 기간 HDC 보통주 32만9008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들의 매입 규모는 총 230억원이다. HDC현산 주가가 급락하자 주가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여전히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는 데다 피해 보상 대책도 조건부에 그쳐 ‘반쪽짜리’ 사과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HDC현산의 사고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반복적으로 일어난 만큼 정부는 운용되고 있는 모든 법규와 규정을 동원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한 10개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HDC현산 공사부장 등 공사·안전관리 책임자급 5명과 하도급업체 현장소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감리 3명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기존에 입건한 HDC현산 현장소장을 포함해 현재까지 형사 입건된 사람은 총 10명이다.

신연수 기자/광주=임동률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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