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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하자" vs "재건축 기다리자"…곳곳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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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초동 ‘유원서초아파트’(1993년 준공·590가구)에는 ‘리모델링 안 합니다’, ‘실속 없는 리모델링 절대 반대’, ‘리모델링 감언이설 속고나면 평생 후회’ 등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안전진단 등 각종 규제에 막힌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55%가 리모델링 찬성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이 반대의 뜻을 나타내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리모델링 반대 모임 측은 “재건축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데다 내력벽(아파트 무게를 지탱하는 벽) 철거 등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리모델링을 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리모델링 추진 과정에서 주민 갈등이 깊어지는 노후 아파트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리모델링에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재건축 대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리모델링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리모델링을 둘러싼 주민 간 ‘힘겨루기’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696가구로 조성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신동아리버파크’는 지난해 말부터 조합 설립을 목표로 동의서를 받고 있지만 일부 주민의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이들은 “리모델링은 중고차 엔진을 바꾸지 않고 외관·내부만 수선하는 것”이라며 “재건축이 안전성과 가치 상승을 확보할 수 있는 올바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리모델링 열풍이 불고 있는 수도권 1기 신도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에 있는 ‘무궁화경남’(590가구)은 일부 주민이 분담금과 이주비 부담 등으로 리모델링 조합 설립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모델링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는 재건축 대신 장점이 많은 리모델링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준공 30년)의 절반 수준인 준공 15년부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보다 사업 기간도 짧다.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최근에는 청약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내 리모델링 아파트 최초로 일반분양에 나선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 더 플래티넘’은 이달 진행된 청약에서 259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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