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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목욕탕 가지 말라"…씻을 권리조차 빼앗은 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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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들에게 목욕탕 이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h3>영국 가디언의 7일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북부 발흐와 헤라트 지역 여성들에게 공중목욕탕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여성이 공개장소에서 신체를 드러내는 것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것 때문이다.

이로써 여성 인권 신장을 통해 '정상 국가'를 만들겠다던 탈레반의 공약은 허울이라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탈레반은 1990년대 후반 집권할 당시에도 여성들의 공중목욕탕 사용을 금지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목욕탕들은 수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2001년 미국에 의해 탈레반이 축출된 뒤에야 다시 부활한 바 있다.

공중목욕탕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아프간의 겨울 시기 동안 아프간 사람들이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일 수 있는 장소다. 게다가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뒤 극심한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아프간 국민 대다수는 추운 겨울에 난방을 위한 장작이나 석탄은 커녕 목욕을 위한 물 조차 살 여유가 없는 등 빈곤 상태다.

이같은 아프간 여성들은 푼돈을 모아 간신히 공중목욕탕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탈레반이 이마저도 금지하면서 여성 인권이 또다시 바닥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탈레반의 이러한 조치 탓에 제대로 씻지 못하는 여성들은 추위를 피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상의 악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헤라트에 사는 26세 여성은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집에는 목욕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공중목욕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기회마저 탈레반에게 빼앗겼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장악한 뒤,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진짜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현실은 샤리아법을 내세운 더욱 강력한 통제와 인권 탄압, 경제난에 불과하다는 지적만 난무한 상황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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