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이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한국 이미지상 시상식에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에서 제18회 한국이미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각본과 연출을 모두 담당했던 황동혁 감독이 한국 이미지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황 감독은 시상식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달했다.
황 감독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유학 시절부터 영화든 드라마든 꼭 미국에서 정상에 서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오징어게임'을 만들 때도 솔직히 한국 작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차트에서 1등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와 꿈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 정도로 역사적인 성공작이 될 거라고는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징어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두고 456명이 겨루는 목숨을 건 게임을 다루는 작품. 게임 종목은 1980년대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흔하게 즐기던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줄다리기, 오징어게임 등 단순한 규칙의 것들로 전세계 시청자들을 홀렸다. 역대 넷플릭스 콘텐츠 중 가장 긴 기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고, 가장 큰 수익을 안긴 작품으로 등극했다.
황 감독은 "작품이 한국을 알리는 콘텐츠가 됐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영광스럽다"며 "이 상을 계기로 작품을 만들 때마다 개인적인 생각만 하는 것보다 작품이 나라의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신경 쓰고, 제 작품이 외교사절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을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더욱 열심히 만들라는 계기로 알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 시즌2를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징어게임' 공개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아직 생각하고 있는 건 없다"고 밝혔지만,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즌2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
시즌2 작업 이후에도 도전적인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황 감독은 "개인적으로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 한 작품을 하고 나면 비슷한 것은 별로 안 하고 싶어 한다"며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장르와 색깔을 바꿔 가며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이야기도 해봤고, 현재 일어날 법한 엉뚱한 이야기도 해봤다"며 "다음에는 한 30년 안에 우리에게 닥쳐올 일로 사회성 있는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주춧돌상 수상자로 성악가 조수미, 새싹상 수상자로 김제덕 선수가 호명됐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를 발굴해 세계에 알린 점을 평가받아 징검다리상을 받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