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바이오위탁개발생산(CDMO) 법인인 SK팜테코가 수천억원대 투자 유치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몸값도 6조원 안팎까지 치솟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대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됨에 따라 내년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나서기 위해 주관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그룹의 국내외 CDMO 회사들을 거느리는 통합법인이다. SK㈜가 2017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해 설립한 SK바이오텍아일랜드와 2018년 인수한 미국 CDMO 법인 앰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2월엔 프랑스 세포유전자 CDMO 회사인 이포스케시를 사들였고, 미국의 유전자세포 CDMO사인 CBM에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랐다. 2017년 이후 해외 인수합병(M&A)에 2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국내에선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SK팜테코가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4000억~6000억원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프리IPO는 해외 투자 강화 등을 위해 실탄을 마련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실상 상장을 앞두고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SK 측은 내심 6조원 넘는 가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는 곳이 나오는 등 투자업계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부 글로벌 사모펀드(PEF)는 투자 유치에 참여하기 위해 물밑에서 SK그룹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SK팜테코가 성장호르몬(1세대) 및 항체 치료제(2세대)를 넘어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꼽히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난치병으로 분류된 암, 유전병 등을 치료할 수 있는 ‘꿈의 기술’로 꼽힌다. 진입장벽이 높아 M&A 외엔 규모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업계에선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연평균 25% 성장해 2025년엔 연간 1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팜테코가 상장하면 SK 계열 바이오기업 중 세 번째 사례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SK그룹은 SK팜테코의 국내 상장과 미국 나스닥 상장을 두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팜테코가 향후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면 IPO를 통해 10조원 이상 기업가치도 인정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준호/전예진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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