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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중계·배우 無…골든글로브, '오징어게임'으로 달라진 모습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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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가 역대 가장 초라한 시상식이 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이전까지 관행을 깨고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0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 힐즈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진행된다.

이번 시상식은 이전과 달리 방송사 생중계는 물론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무관중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중계마저 불발된 것.

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감독, 배우, 제작자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며 불참 계획을 밝힌 만큼 반쪽짜리 시상식이 되리라는 관측이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이정재도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정재는 앞서 진행된 고섬 어워즈엔 직접 참석했다.

이정재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관계자는 "이미 알려졌듯이 넷플릭스가 올해 골든글로브에는 출품을 하지 않았고, 지난해부터 골든글로브가 인종 차별 및 젠더 이슈 등 할리우드 전반에서 외면 받고 있는 분위기도 고려했다"며 "이 외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여파 및 자가격리 규정, 현지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골든글로브의 파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골든글로브는 미국을 대표하는 시상식 중 하나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등 다른 언어로 제작된 콘텐츠에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내며 외국여영화상 후보로만 올렸다.

'기생충'의 경우 이미 칸 영화제를 석권했을 뿐 아니라 해외 미국 내에서도 빼어난 작품성으로 화제를 모았고, '미나리'의 경우 미국 영화사에서 제작하고,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미국 영화계에서도 골든글로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의 부정이 공개되면서 배우와 감독은 물론 제작사와 중계방송을 해왔던 NBC까지 보이콧을 선언했다.

지난해 초 HFPA는 약 100명으로 구성된 조직에 흑인 구성원이 한 명도 없고, 투표권을 가진 회원들이 값비싼 선물을 받는 등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할리우드 유명 스튜디오와 홍보 담당자들은 HFPA의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때까지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넷플릭스 역시 이에 동참하며 공식적으로 작품을 출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다른 언어로 된 콘텐츠를 배제해왔던 골든글로브는 '오징어게임'을 이정재 외에 TV부문 작품상이라 할 수 있는 최우수 TV시리즈에 올렸다. 또한 '깐부' 오영수도 남우조연상 후보로 호명했다.

'오징어게임' 외에도 프랑스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뤼팽'도 최우수 TV시리즈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비영어권 작품들이 주요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남우주연상 후보 5명 중 이정재를 포함해 3명이 유색인종이었다. 이를 두고 "골든글로브가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려 의도적인 선택을 한 게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지금까지 골든글로브에서 한국계 배우인 샌드라 오, 아콰피나가 수상한 적은 있었지만, 한국인 배우가 상을 받은 적은 없다. '오징어게임'이 수상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작품상 수상 가능성은 높게 관측되고 있다. '뤼팽' 외에 애플TV 플러스 '더모닝쇼', FX '포즈', HBO '석세션' 등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을 펼치지만, 이미 미국 대중문화 시상식인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고섬 어워즈 등 시상식에서도 수상에 성공한 만큼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특히 화제성과 인기 면에서 압도적이라는 평이다.

무관이라도 충분히 의미있다는 반응도 있다. '오징어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K-콘텐츠'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골든글로브의 수상 결과는 소셜미디어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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