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베이징올림픽을 남북 관계 개선의 하나의 계기로 삼기를 희망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중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란 지적에는 남북 및 한·중 관계의 ‘특수성’ 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 장관은 2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끝까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 외교·안보 부처 수장이 베이징올림픽이 종전선언뿐 아니라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도 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주도의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한·미 간 문안에 관해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며 “다만 북한과의 협의를 어떻게 진전시켜야 할지에 대해선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북한과 중국의 인권 문제 제기에 유독 소극적이라는 지적에는 “북한, 중국과는 특수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중은) 우리나라의 안보와 직결돼서 협력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인권 관련) 국제적 노력에 직접적인 동참을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올해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3년 연속 빠졌다. 영변 핵시설과 박천 우라늄공장 등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이 잇따라 재가동 징후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우리 정부도 깊은 우려와 관심을 갖고 계속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원죄가 어디 있는지는 잘 알지 않느냐”며 “일본은 끝까지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어 전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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