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섬에 사는 50대 남성이 모친의 시신을 두 달간 얼음으로 보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모친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이 행동했다고 진술했다.
29일 트리뷴뉴스 등은 발리섬 불렝레군에 사는 푸투 수기아르타씨(53)가 최근 두 달한 하루에 한 번 얼음을 대량으로 구입하러 나갈 때를 제외하면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웃은 물론 친인척들도 푸투씨와 연락이 잘 닿지 않았고, 96세의 노모 역시 장시간 모습을 보이지 않자, 지난 23일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푸투씨의 집에 출동한 경찰은 그의 집 안에서 얼음으로 보존된 어머니의 시신을 찾아냈다. 그의 어머지는 지난달 3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푸투씨는 경찰에게 "(어머니가) 임종 당시 '넉 달간 보살핀 뒤 묻어달라'고 유언하셔서 꼭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푸투씨의 행동은 인도네시아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무슬림이 통상 사망 당일 시신을 매장하는 관습을 지키는 것과는 상반된다.
일부 친인척은 푸투씨를 수상히 여겼지만 경찰은 "사망 원인과 관련해 어떠한 의심스러운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푸투씨 모친의 사망 원인을 노환에 따른 자연사로 판단한 경찰은 그가 아픈 모친을 사망 넉 달 전부터 홀로 정성으로 돌봤고, 사망 후에도 54일 동안 유언을 지킨 것으로 봤다.
푸투씨는 "시신을 매장하자"는 경찰의 장시간 설득에 마음을 바꿔 지난 26일 모친의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