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업과 창고를 잇는 ‘미들(middle)마일’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미들마일은 창고와 소비자를 잇는 ‘라스트 마일’ 직전에 있는 기업 대상 배송 시장이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미들마일 IT 물류 스타트업 로지스팟이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과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300억원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액은 574억원이 됐다. 미들마일 시장은 라스트마일에 비해 ‘IT화’가 아직 덜 돼 모빌리티 업체 등의 다음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로지스팟은 지난 5월 산업은행과 더존비즈온에서 시리즈C 1차 투자 150억원을 유치했다. 당시 더존비즈온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로지스팟과 사업 협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로지스팟은 인공지능(AI) 기술 등으로 미들마일 물류를 디지털화하는 스타트업이다. 미들마일은 원자재를 나르거나 완성품을 물류창고로 옮기는 물류 단계를 말한다. 10만여 대 화물차 네트워크와 전국 5개 센터를 운영하는 로지스팟은 퍼시스, 레노버, 넥센타이어 등 700여 개 기업에 통합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들마일 물류는 최근 자본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 중소형 물류업체가 많은 미들마일 시장은 아직 아날로그식 업무 처리가 많다. 쿠팡·네이버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집중 투자로 라스트마일 시장이 상당 부분 IT로 탈바꿈한 것과 대조적이다. 2021년 기준 미들마일 물류 시장 규모는 30조원으로 라스트마일(6조원)의 다섯 배에 달한다.
대형 모빌리티 업체도 미들마일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티맵모빌리티는 미들마일 시스템 업체 와이엘피(YLP) 지분 100%를 790억원에 인수했다. YLP는 미들마일 전용 물류 IT 플랫폼을 운영한다. 화주가 온라인으로 YLP에 배차를 요청하면 온라인 결제를 마치는 대로 배차해주는 시스템이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올 8월 이든종합물류로부터 화물운송 주선(화주와 운송사업자를 중개) 사업 허가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물류 서비스 ‘카카오T 퀵’을 경상용차로 활용하면서 대형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기존보다 더 넓은 미들마일 시장 진출이 가능해진 셈이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대형 모빌리티 업체의 등판과 함께 로지스팟과 같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에 돈이 몰리면서 미들마일 물류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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