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배망을 피해 20년간이나 도주 생활을 한 프랑스 살인범이 인도네시아 경찰에 체포됐다. 이 수배범은 폭풍우를 만나 섬에 상륙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23일 AFP통신은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프랑스인 티에리 아시온(62)의 요트가 지난 10월 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쪽의 탈라우드 제도에 비상 상륙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온은 폭풍우를 만나 요트의 항법 장치가 고장 나면서 수리가 필요해지자 해당 섬에 상륙했다.
아시온과 동승했던 도 다른 프랑스인이 휴대전화 심카드 구입을 위해 섬을 돌아다니다 출입국 규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됐고, 이후 요트 수색에 나선 경찰은 숨어있던 아시온을 적발해 붙잡았다.
두 사람은 이민 당국으로 넘겨진 뒤 현재 북술라웨시의 마나도에 구금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온의 체포 소식을 접한 프랑스는 인도네시아에 신병 인도를 공식 요구했지만 양국 간에 범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온의 송환에는 최소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고 AFP는 전했다.
한편, 아시온은 1991년 과테말라에서 프랑스인 식당 주인 2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1995년 파리의 공항에서 체포됐다. 2000년까지 구금됐던 그는 재판이 열리기 6개월 전 다시 도망쳤다.
아시온은 이후 필리핀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고, 파리 법원은 2001년 아시온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열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