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에 사는 정모씨(58)는 최근 근처 신한은행을 방문했다가 창구 앞 디지털 포스터에서 동네 가게 세 곳의 광고를 봤다. LED(발광다이오드) 화면이 달린 디지털 포스터에는 집 근처 돼지국밥 전문 식당과 가구점, 안경점이 차례로 소개되고 있었다. 마침 새 식탁 의자가 필요했던 정씨는 그날 점심 식사를 은행에서 본 돼지국밥집에서 해결하고 가구점에 들러 의자를 구경했다. 이 지점에서 근무하는 이모씨는 “거래처 사장님들의 가게이다 보니 영업점을 찾은 손님들이 관심을 보일 때마다 은행 직원의 마음도 뿌듯하다”며 “광고 지원을 받은 가게 사장님들이 은행과의 거래도 늘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1년 반째 시행 중인 소상공인 광고 지원 프로젝트 ‘우리 동네 응원 프로그램’이 지역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해 4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업점 내 디지털 포스터나 창구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인근 소상공인 가게를 무료로 홍보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140여 개 업체가 이용했다.
은행 주변 가게의 정보를 알려주다 보니 집이나 직장 근처 은행을 찾았던 소비자가 익숙한 동네에서도 몰랐던 가게를 접하고 바로 관심을 갖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게 홍보의 주요 수단으로 떠오른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에 아직 낯선 어르신 사장님들에게는 이런 ‘신개념 홍보’ 채널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다.
은행으로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예상외의 효과도 있다. 서울 신림동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근처 신한은행 지점에서 대출과 홍보 지원을 받고 주거래은행을 신한은행으로 옮겼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은행이 무료 홍보까지 먼저 제안해주니 큰 위로가 됐다”고 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고 대상 점포도 늘려갈 계획이다. 현재 디지털 포스터가 설치된 225개 점포에서 내년 1월부터 홍보를 원하는 업체를 모집 중이다. 전국 850여 개 신한은행 점포의 4분의 1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출시한 은행 최초 음식배달 앱 ‘땡겨요’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별도로 희망자도 받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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