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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판 이마트의 다음 본사는 어디…코로나가 바꾼 오피스 환경 [박한신의 커머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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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최근 성수동 본사와 성수점 점포의 토지·건물을 크래프톤-미래에셋컨소시엄에 매각했습니다. 매각가는 약 1조2000억원. 이마트는 오는 2023년 상반기까지 성수점 점포와 본사를 사용하지만 크래프톤이 사옥을 재건축 할 예정이어서 그 이후에는 자리를 비워줘야 합니다. 이마트는 크래프톤 사옥이 완공되면 그 자리에 성수점을 재출점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본사 오피스는 새로 구해야 하는 건 이마트의 과제가 됐습니다.

이마트는 곧 본사 후보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다소 유연해보입니다. 무슨 얘기인가 들어보니, 꼭 한 곳의 대형 건물을 사거나 임차하고 모든 본사직원이 그곳에 근무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겁니다.

많은 기업들이 그렇듯이 이마트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재택근무를 활성화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사업에서도 업무에서도 비교적 트렌디한 감각을 빠르게 도입하는 편이죠. 이마트는 재택근무를 해보니 꼭 모두가 출근할 필요는 없다 판단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본사를 새로 얻을 때도 지금의 성수본사와 같은 형태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이어질 수 있죠. 확정된 건 없지만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이마트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대형 건물이 아니더라도 서울과 수도권 각 지역에 거점 오피스 몇 곳을 구해놓고 직원들은 출퇴근이 쉬운 곳을 택해 일하는 겁니다. 일부는 지금처럼 아예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겠죠. 그러면 직원들이 출퇴근에 쏟아붓는 고단함도 줄이고 업무효율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마트는 투자가치가 있는 곳은 매수를, 그렇지 않은 곳은 임차를 택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재택근무나 분산근무가 창의성과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소위 '스몰톡'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들에서도 재택근무의 효용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죠. 구글이 재택근무를 택한 직원의 월급을 깎는 임금체계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종식 이후에는 재택근무, 워케이션(워크+베케이션·여행지에서 일하는 근무형태), 기존 근무 등 다양한 형태가 공존할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국내에서도 토스 등 업체가 워케이션을 도입하기도 했죠.

다양한 근무형태는 부동산 시장 방향성과도 연결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 굳이 '직주근접성'을 갖춘 값비싼 요지에 살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전원 풍경을 갖춘 신도시나 서울 근교의 소도시에 살며 원격으로 일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프리랜서들은 양평이나 가평 등의 단독주택을 주거지로 선호한다고 하네요. 과연 코로나 이후 미래 근무형태는 어떻게 될까요. 이마트의 본사 고민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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