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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公 '한 지붕 두 사장'…해임된 구본환, 이사회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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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벌인 해임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각자 대표·사진)이 해임된 지 15개월 만에 복귀해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했다. 지난 22일 공항공사 이사회에 참석해 내년 예산안 의결 등 현안에 대해 대표 자격으로 권한을 행사한 것이다. 이로써 사상 초유의 공항공사 ‘한 지붕 두 사장’ 체제가 현실화됐다.

구 사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판결에 따라 대표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내년 예산안 의결과 회사채 발행 등 현안에 대한 권한을 행사했다”며 “공공기관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은 책무이며, 불참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작년 9월 태풍 위기 당시 부실한 대응과 당일 행적에 대한 국회 허위 보고 등이 논란이 되면서 해임됐다. 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을 발표해 ‘인국공 사태’가 발생한 직후였다.

그러자 그는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가 정규직 발표를 지시해놓고 사태가 확산되자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해임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해 구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문 대통령 측은 법원 판결에 항소했다.

구 사장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기 위해 최소한의 업무 분장을 요구했다”며 “김경욱 사장과 역할을 분담해 각자 대표 방식으로 업무를 이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올 2월 구 사장 후임으로 취임했다. 구 사장은 김 사장의 반발과 경영진의 복귀 반대 건의문에 대해 “복귀 문제는 김 사장이나 경영진과의 관계가 아니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과의 문제”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지난 22일 돌아온 김 사장은 “구 사장의 복귀는 공항공사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 부사장 등 공항공사 경영진 6명도 “구 사장의 명예 회복은 다행이지만 조직이 다시 혼란해지면 안 된다”며 “김 사장을 중심으로 차질 없이 경영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공항공사 노동조합도 구 사장의 복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 사장의 임기는 내년 4월 15일로 종료된다. 해임 무효소송 2심 결과가 임기 종료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돼 한 지붕 두 사장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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