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ESG(환경·사회·기업구조) 투자 원년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 한 해 전 세계에선 ESG 관련 상품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렸고, 투자 성과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ESG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22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 한 해 MSCI ACWI ESG 리더스 지수의 상승률은 15.7%(21일 기준)였다. 이는 전 세계에서 ESG에 앞장선 기업들을 두루 모아 만든 지수다. 최근 10년간 연간 상승률로 보면 2019년(24.73%)과 2013년(21.91%), 2017년(20.67%)에 이은 네 번째다. MSCI ACWI 스탠더드 지수와 비교한 성과로 보면 최근 10년 중 가장 좋았다. 전 세계 주요 기업을 묶어 지수화한 ACWI 스탠더드 지수는 올해 13.95% 올랐다. ESG 리더스 지수가 1.75%포인트 더 앞선 것이다. 과거 10년 동안 ESG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앞선 것은 2013년 1.66%포인트였다.
ESG 관련 자금 유입도 두드러진 한 해였다.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속 가능성을 테마로 한 펀드에는 올해 1~9월 5080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해당 테마 펀드의 운용자산은 지난해 9월 말만 해도 2조달러를 밑돌았는데, 올 9월 말엔 3조9000억달러로 부풀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ESG 펀드에는 9706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최근 5년간 ESG 펀드에 모인 자금은 1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올 한 해 얼마나 많은 자금이 모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ESG는 기업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앞으로 ESG 관련 종목이 시장에 계속 상장할 것으로 보이고 또 이를 묶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자산이 등장하면서 자금 유입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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