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저희가 지원하는 기업들이 대외적으로 성과가 났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간 진흥원에서, 그리고 제가 뿌린 밑거름의 결실이 나타난 것이니까요. 비록 지금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정말 잘 성장해서 우리 사회의 불편함을 없애주는 꼭 필요한 기업으로 인큐베이팅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죠.”
송영호 전임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현재 예비·초기창업센터 및 재창업 센터 사업으로 지원 중인 26개 기업의 인큐베이팅 작업으로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더군다나 큰 꿈을 안고 창업시장에 뛰어든 예비·초기창업기업, 그리고 다시 도전하는 재창업 기업 등 각기 다른 창업아이템과 팀컬러 등을 파악해 지원하는 일이 여간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햇수로 2년 째 스포츠창업기업을 지원해 온 송 전임의 동료들은 그간의 지원사업 노하우와 특유의 뚝심을 그의 무기로 꼽는다. 2021년 재창업센터 사업 지원을 받은 김동욱 건강한사람들 대표는 “(송영호 전임은) 창업자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한다”며 “안 되는 부분을 ‘안 된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지의 방법을 알려준다. 늘 고맙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저희가 지원하는 기업이 비록 지금은 작은 기업이지만 훗날 큰 기업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며 자신하는 송 전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현재 예비초기창업지원센터인 디자인융합 스포츠창업지원센터와 재창업지원센터인 스마트·비대면 전환 스포츠산업 재창업지원센터 2가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두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업으로 2020년도에 디자인융합 스포츠창업지원센터, 2021년에 스마트·비대면 전환 스포츠산업 재창업지원센터에 각 각 진흥원이 선정됐다.”
각 사업별로 어떻게 지원이 이뤄지고 있나.
“디자인융합 스포츠창업지원센터는 디자인 기술 융합을 통해 스포츠 창업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부가가치 확대가 목적이며, 스포츠 산업군의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자(3년 미만)를 지원하고 있다. 2021년 기준 14개사 창업기업을 선정하고, 사업화지원금 2500만원에서 40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고 있다. 사업화지원금은 시제품 개발, 지식재산권, 인증, 마케팅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진흥원에서는 맞춤형 보육지원(디자인 산업연계, 디자인 주도 성장 지원, 투자연계, 마케팅 등) 및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비즈니스 모델, 경영 노하우 등)을 지원한다. 재창업지원센터는 폐업 경험이 있는 재창업자를 대상으로 스마트·비대면 전환과 디자인 접목을 통해 재도전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포츠 산업군의 폐업경험이 있는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자(3년 미만)를 지원하고 있으며, 폐업 경험의 산업군은 상관없다. 2021년 기준 12개사 창업기업을 선정하고, 사업화지원금 3000만원에서 4500만원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에는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에 실패사례 및 비즈니스 모델 분석 컨설팅이 추가된다.”
지원기업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나.
“우선 접수된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서류평가를 실시한다. 서류 평가 항목으로는 사업역량, 사업계획, 기대효과에 대한 부분을 사업계획서를 통해 평가를 진행하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사업계획이다. 아이템의 차별성, 시장진입 가능성, 구현 가능성, 사업계획의 충실성 등을 평가하는데, 당해 연도 선정 기업수의 2배수를 통과시킨다. 서류통과 기업은 아이템에 대한 분야별 전문가를 통해 심화 컨설팅을 실시하고, 실현 가능성 제고 및 사업계획의 구체화, 세밀화 작업을 진행한다. 이후 발표평가를 통해 사업역량, 사업계획 우수성, 성장성을 평가해 최종 선정한다. 재창업의 경우 절차는 비슷하나 서류평가에서 차이점이 있다. 사업역량 부분의 실패(폐업) 원인분석 및 개선방안 도출, 의지 및 역량을 평가하며 실현가능성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기업들의 특징이 있다면.
“4차 산업혁명 및 한국판 뉴딜,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산업도 많은 변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 실외스포츠와 홈트레이닝 수요가 늘어났고, 창업기업 역시 그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올해 선정된 기업들 역시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으며, 그 중 스포츠용품 개발 및 제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대표 기업으로는 특정 창업기업을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산업군으로 얘기를 하자면 신발 창업기업들을 언급하고 싶다. 부산은 한국 신발 산업의 중심지이자 한국 신발산업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 및 국내 대형 브랜드로 인해 신발 창업기업들이 설자리는 만만치 않다. 아무리 좋은 제품과 성능을 내세우더라도 기존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여간 힘든 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 열정 등으로 도전하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존경심과 큰 박수를 보낸다.”
최근 기관 및 기업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을 진행 중인데, 진흥원만의 지원 노하우가 있다면.
“앞서 설명했듯 올해 선정된 창업기업들을 살펴보면 스포츠용품 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스포츠용품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품의 판매가 원활이 이뤄져야 하며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이런 판매의 우위를 위해서는 디자인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똑같은 성능과 가격이면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을 구매하듯 잘 만든 제품 이 디자인으로 인해 판매가 되지 않는 것은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 해소와 디자인 고도화를 위해 기업들이 진흥원 사업에 지원했다고 생각한다. 기존 상품 기획에서 양산까지는 수많은 테스트베드 과정을 거쳐 진행되고 상용화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다.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도 콘셉트 디자인, 목업, 금형, 사출 등의 많은 공정과 비용이 발생하며, 단 한 번에 성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예비창업자 및 초기창업자의 경우 더욱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제품 출시 전에 폐업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하고, 성공할 수 있는 디자인 기술을 통해 초기단계의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인력 절감 등의 노하우가 지원의 포인트다. 또한 창업 아이템에 대한 디자인적 자문과 다양한 교육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계획적으로 지원 판매가 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지원과 진흥원 내 타지원사업과 연계를 통해 추가 지원도 병행 하고 있다.”
창업기업 지원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실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대표자의 나이, 성별, 성향, 예비창업자, 초기창업자, 재창업자 등에 따라 각각의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창업기업을 만나서 대화를 하다보면 대표자의 성향에 따라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100%는 아니지만 조율을 통해 원하는 방향에 최대한 근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특히 진흥원에서 지원 중인 기업들의 경우 예비초기 창업기업으로 아직까지는 기업에서는 어린 아이와도 같다. 때문에 사업비 집행과 규정에 맞게 서류를 철저하게 요청을 하고 있다. 첫 단추가 중요하듯 지원 기관에서 느슨하고 안일하게 대처를 하게 되면 창업기업이 배워가는 것이 없고 나중에 타 기관의 지원을 받을 때 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힘들더라도 처음 배울 때 정도의 길로 가야 향후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요청한다.”
지원사업을 맡아 진행하면서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다.
“작년과 올해 가장 어려웠던 점이라고 하면 코로나19가 아닌가 싶다. 창업기업들과의 교류회와 전시회 참여 등을 계획했지만 상황이 받쳐주질 못했고, 타 지원프로그램으로 대처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업에 선정된 창업기업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힘든 시국에 사업 운영하시느라 정말 고생하셨을 것 같다. 저희가 지원하는 기업은 늘 감사한 마음이다. 사실 사업 집행에 있어 서류보완, 수정 등 요청사항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다들 짜증 한번 안 내시고 잘 협조해 주셨다. 이번 사업 참여를 통해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향후 창업기업 지원 사업 계획은.
“스포츠 전공자로서 스포츠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어 대단한 영광과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스포츠산업은 세계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단계적 일상회복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라 생각한다. 특히 지역적 강점인 해양과 신발산업 등과 연계해 확대 가능한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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