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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코로나와 대학의 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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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코로나19 상황 속에 대학은 개강을 한 달이나 연기해야 했고, 단기간의 준비로 온라인 교육을 전면 도입하게 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인강’은 유명 학원 강사들이나 이용하는 사교육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교수가 태반이었다. 팬데믹 초기, 학교의 미흡한 지원 시스템과 서투른 온라인 강의 운영으로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강의 3학기 만에 교수들은 원격수업의 달인이 됐다. 얼굴이 잘 나오게 카메라를 세팅하고, 미리 오디오를 테스트하고, 수업자료 공유나 소그룹 활동, 호스트 권한 설정까지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강의에 임했다. 대학 본부도 폭증한 원격수업 수요를 따라잡고 학생들의 수업권, 학습권이 코로나에 타격받지 않도록 각고로 노력한 끝에 시스템 운영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많은 전문가는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앞에 대학이 과거의 모습을 고수하며 많은 학생에게 지식 전수를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부와 대학은 물론 교수와 학생 역시 저마다의 이유로 변화의 필요성에 미온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코로나19는 이런 태도들을 180도 바꿔 놓았다. 많은 대학 관계자들은 전면 등교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결코 코로나 이전의 교육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년간 경험을 통해 교수와 학생 모두 온라인이나 동영상 방식이 더 효율적인 주제는 무엇인지, 실시간 또는 대면수업이 필수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체득할 수 있었다.

대학들은 이런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에 대비한 교육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통해 이론과 개념을 미리 익히고, 대면강의 시간에는 실험과 실습, 토론과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하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태의 강의를 확대함으로써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마다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된 강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K무크 등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성인학습자, 중·고등학생 등 모든 사람이 양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혁신은 교육적 기능에만 국한돼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팬데믹, 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가 더 이상 특정 지역, 국가, 사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대학은 연구와 사회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국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력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하고, 각 지역의 거점기관이 돼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런 변혁을 통해서만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고, 그래야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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