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성향인 가브리엘 보리치가 당선되자 칠레 페소화 가치와 주가가 급락했다.
보리치의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인 20일(현지시간) 페소화 가치는 3% 이상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날 페소·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 상승한 달러당 875.21페소를 기록했다. 페소·달러 환율 상승은 페소 가치 하락을 뜻한다. 이날 페소·달러 환율 상승폭은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페소 가치 하락률은 18.5%에 달한다.
칠레 증시도 폭락했다. 주요 지수인 S&P IPSA 지수는 6.2% 하락 마감했다. S&P IPSA 지수는 장중 한때 7.45%까지 밀렸다. MSCI 칠레 지수는 10.45% 떨어지며 지난 5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리치의 리튬회사 국유화 계획 등 기업 규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세계 2위 리튬회사인 SQM 주가는 14% 폭락했다.
보리치가 취임 후 재정지출 확대와 증세, 연금·의료·교육개혁 등의 정책을 펼치면 칠레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칠레를 떠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보리치는 법인세를 인상하고 재정 지출을 확대해 불평등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연금과 교육, 의료 개혁에도 만만찮은 재정이 투입될 전망이다.
신용평가회사 S&P글로벌은 “경제성장률 저하와 재정적자 확대로 국가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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