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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경계론 확산…방역당국 "증상 가벼울 것이라 낙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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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감기 수준으로 증상이 가벼워 ‘성탄절 선물’로 불렸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경계론’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선 오미크론에 감염된 후 폐렴에 걸린 사례가 확인됐다. 해외에선 화이자·모더나 백신이 아니면 오미크론을 사실상 막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미크론 낙관은 위험”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중 병원에 입원하고 나서 폐렴 소견을 받은 사례가 일부 있었다”며 “현재까지 (오미크론 감염자 중) 위중증·사망 사례는 없지만 이런 요인을 감안해 (위험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는 누적 178명이다. 이 가운데 특정 의료기관에 입원한 오미크론 환자 30명을 모니터링한 결과 5명에게서 폐렴이 확인됐다. 다만 박 팀장은 “이들 환자의 증상은 더 악화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방역 상황이 한층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 팀장은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이 낮은 건) 현재 감염자의 95%가 60대 미만 젊은 층이라 그럴 수 있다”며 “향후 감염자가 늘어나고 고령층에 전파됐을 때 어떻게 나타날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도 “오미크론을 가벼운 증상으로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한두 달 이내에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누르고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아직 세 자릿수지만 한 명당 검사 속도가 3~5일로 늦은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오미크론이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고도 오미크론에 걸린 사람은 5명으로 늘었다. 이 중 3명은 1차로 얀센 백신을 맞은 후 모더나·얀센을 부스터샷으로 맞았다. 나머지 두 명은 ‘아스트라제네카(AZ)-AZ-화이자’, ‘화이자-화이자-화이자’였다.
美 “절망적 겨울 올 것”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백악관 수석의료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19일(현지시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오미크론 전파력이 기상천외하다는 점”이라며 “미국 일부 지역에선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중 오미크론 환자 비율이 30∼50%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되면서 향후 몇 주에서 몇 달간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에 ‘절망적인 겨울(a bleak winter)’이 찾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화이자·모더나를 제외한 AZ·얀센·시노팜·스푸트니크 등 대부분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지 못한다는 예비 연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mRNA 기술이 적용된 화이자·모더나는 모든 변이에 대해 일관된 감염 효과를 보이는 반면 AZ는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오미크론을 전혀 막지 못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mRNA 백신이 아니더라도 감염 후 위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는 있다고 덧붙였다.

모더나는 20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자체 연구에서 자사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을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중화항체가 37배가량 증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19일 기준 국내 인구 대비 3차 접종률은 22.5%다. 60세 이상은 56.7%다.
위중증 환자 사흘 연속 1000명 안팎
국내 병상부족 문제는 여전하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7.8%로 90%에 육박했다. 위중증 환자는 997명으로, 사흘 연속 1000명 안팎을 기록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의료 역량을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척추·관절이나 심장·뇌 등 비(非)응급 수술을 전체적으로 미루고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54개에서 90여 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의료계에선 “코로나19가 아닌 일반 환자에 대한 치료가 이미 차질을 빚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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