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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두뇌 조종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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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에서 하반신 마비 청년이 ‘기적의 시축’을 선보였다. 그는 특정 이미지를 떠올릴 때 방출되는 뇌파로 로봇다리를 움직여 축구공을 멋지게 차 날렸다. 이듬해 미국에서는 뇌파의 움직임으로 드론을 날리는 ‘브레인 드론’ 대회가 열렸다.

인간이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종할 수 있게 된 것은 ‘뇌·기계 상호작용 기술’ 덕분이다. 최근엔 뇌파를 바꾸는 ‘두뇌 조종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뇌파는 어떤 생각이나 동작을 하려 할 때 나타나는 특정 주파수다. 이를 전기신호로 바꿔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면 시각·청각·언어·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기술이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2015년부터 뇌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두뇌 조종을 무기화하고 있다. 2018년에는 “방대한 뇌파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면 사람의 감정 상태를 본인도 모르게 바꿀 수 있다”며 “미래전쟁은 대뇌피질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군사과학원 산하 조직인 AMMS는 군인들이 최장 72시간 동안 잠들지 않게 하는 ‘나이트 이글’ 등의 군용 의약품을 개발했다. 2019년에는 적의 의식에 개입해 전투 형태를 바꾸도록 하는 무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구르 소수민족 감시에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영화 주인공 같은 ‘슈퍼 전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는 지난해 학술 논문에서 “중국은 두뇌 반응 메커니즘을 분석해 군인들의 반응속도를 높이거나, 생체기술을 통해 군인들의 반응 자체를 통제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미국도 두뇌 조종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9년 “유전공학과 나노 기술 등으로 병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들의 판단력이나 신체 활동을 키우겠다”며 관련 계획을 밝혔다.

지난주에는 미국이 중국 정부기관 및 기업 42곳을 무더기로 제재하면서 뇌과학의 군사적 사용에 제동을 걸었다. 두 강대국의 싸움이 뇌파 분야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생각 신호로 조종하는 무인 전투기·탱크가 2025년쯤 군사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젠 ‘뇌파 전쟁’뿐 아니라 이를 악용하는 ‘뇌파 해킹’과도 싸워야 할 시대가 됐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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