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인류 역사를 통틀어 생존의 기본이 되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들어본. 맞습니다. 의(衣)·식(食)·주(住)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생 숙원인 '내 집 마련'. 주변에 지하철은 있는지, 학교는 있는지, 백화점은 있는지 찾으면서 맛집은 뒷전이기도 합니다. '맛동산'을 통해 '식'과 '주'를 동시에 해결해보려 합니다.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떠오릅니다.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지 11년 만에 드디어 빌라촌이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로 탄생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맛집 기준은 기자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맛집을 찾는 기준은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습니다. 맛집으로부터 어떠한 금액도 받지 않은 '내돈내먹'(자신의 돈으로 직접 사 먹는 것)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 지어지는 아파트라 더 관심이 큽니다. GS건설은 이달 서울 강북구 미아동 일대에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를 분양할 예정입니다. 이 단지는 미아3구역을 재개발해 지하 3층에서 지상 22층, 총 15개동, 전용 38~112㎡, 총 1045가구 규모로 만듭니다. 물론 모든 물량이 일반에 공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에 풀리는 물량은 327가구입니다. 실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면적대인 전용 84㎡가 203가구로 가장 많이 차지합니다.
지난 11일 찾은 이 단지 공사 현장은 분주했습니다. 주말이었지만 공사 현장의 작업자들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활짝 열린 현장 출입구 앞에는 아이의 손을 꼭 잡은 한 어머니가 "여기에 아파트가 지어진대"라고 설명하며 지나갑니다.
단지는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 삼양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역에서 올라오면 곧바로 현장이 보입니다. 지하철 4호선 미아역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한데, 10여 분은 걸어야 역에 도착합니다. 4호선이 조금 멀긴 해도 '더블 역세권'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개통 예정이긴 합니다만 상계에서 왕십리까지 연결되는 동북선 경전철(2025년)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2027년) 등으로 교통망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주변에도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약 1만여 가구가 추가로 입주가 될 예정이라고 하니 주변 인프라는 더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아동에 있는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어수선했던 미아동 일대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통해 정리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아3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사업이 추진될 무렵 삼양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화계역 근처에는 '다래함박스텍'이라는 가게가 문을 열었습니다. 택시 기사들이 많이 찾는 수유동 기사식당 거리. 이 거리에 자리한 다래함박스텍은 외관부터 남다릅니다. 색이 바랜 간판과 비와 눈을 맞아 젖었다 말랐다를 반복하면서 쭈글쭈글해진 차양막, 찐한 ‘레트로’(복고)의 향기가 풍겨왔습니다.
'레트로가 현시점에서 과거의 느낌을 재해석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 집은 레트로가 아닌 정말 옛것이 이어진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게는 문을 연 지 10년이 다 돼 간다고 합니다. 미아동 빌라촌이 사라지고 새로운 아파트로 바뀌는 동안 한 자리에서 꾸준한 맛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점심시간보다 30여분 일찍 도착한 식당에는 이미 함박스테이크를 맛보기 위해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였습니다. 나이 든 노부부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 가족, 젊은 연인, 동년배 친구들로 보이는 아저씨 무리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식당을 찾았습니다.
다래함박스텍의 대표 메뉴인 함박스테이크를 시켰습니다. 주메뉴가 나오기 전 간소한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채썬 양배추에 무심하게 뿌린 케첩, 깍두기, 따뜻한 크림 스프와 시원한 콩나물국이 올라왔습니다. 옛날 경양식집에 가면 나오는 양배추샐러드와 크림 스프, 기사식당에서 나올 법한 깍두기와 콩나물국이 동시에 상에 올라왔습니다.
다른 반찬은 제쳐두고 깍두기가 특이했습니다. 음식점마다 깍두기 맛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음식과 함께 먹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깍두기는 밥반찬으로 먹는 깍두기보다 덜 맵고, 조금 더 상큼합니다. 마치 피클 혹은 치킨 무와 비슷한 맛입니다.
뜨거운 철판에 함박스테이크와 소스가 어우러져 나왔습니다. 자칫 검은색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짙은 갈색의 그라데미스 소스 한 가운데 손바닥만 한 함박스테이크가 놓여있고, 유난히 노란색이 돋보이는 계란프라이가 함박스테이크를 덮고 있습니다. 함박스테이크와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마카로니 샐러드, 강낭콩 등도 철판 위에 함께 나옵니다.
어디선가 본 것처럼 계란 노른자를 중심으로 절반으로 나눴습니다. 함박스테이크의 위용(?)에 놀라 잠시 멈칫한 사이 노른자가 익어버려 원하던 대로 흘러내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촉촉합니다. 함박스테이크도 엄청 부드럽습니다. 굳이 칼로 썰지 않아도 포크로 지긋이 눌러주면 쉽게 잘려, 칼질이 서툰 어린 아이들도 쉽게 먹을 수 있겠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양이 적어 보였지만 성인 한 사람이 먹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여기에 곁들여 나오는 마카로니 샐러드와 밥 등을 추가로 시킬 수 있어 한 끼를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라고 생각됩니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의 분양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기존에는 이달 초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사정이 생겨 오는 25일 크리스마스께 나온다고 합니다. 폴라리스(Polaris)라는 단어는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서울에 오랜만에 공급되는 이 단지가 합리적인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에게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