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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코노미] 뉴발란스가 운동화 대신 마스크 만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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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수 있는 것은 부러지지 않는다. 유연성의 힘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선전한 기업들은 달라진 상황에 빠르게 적응한 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정상’을 고집하기보다 유연하고자 노력했다. 마비된 것을 대체하거나 보충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이를 위한 새로운 운영 방식을 택한 것이다.


운동화 회사로 유명한 뉴발란스는 마스크 제조회사로 변신했다. 팬데믹 초기 많은 종합병원으로부터 개인보호장비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보유한 장비와 원자재를 고려해 보호용 마스크를 제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직물을 바느질하지 않고 운동화를 만드는 방식을 마스크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제법 ‘뉴발란스’스러운 마스크가 나왔다. 회사는 대대적인 광고 없이 ‘어제는 신발을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마스크를 만듭니다’라는 트윗을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물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 어느 분야보다도 유연성이 강조되는 영역이다. 전자상거래가 폭증하면서 더 많은 물류창고와 풀필먼트 서비스가 필요해졌다. 풀필먼트란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대응해 창고에서 제품을 꺼내고 포장한 뒤 배송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물류 스타트업 플렉스의 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유연성을 확보한다면 반드시 더 많은 물류창고와 풀필먼트 서비스가 필요하지는 않다. 이들은 남는 공간이 있는 물류창고의 소유주와 저장 공간을 찾는 회사를 연결한다. 기업들은 플렉스를 통해 팬데믹으로 급증한 전자상거래를 처리하고,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옮겨 식품이나 가정 관련 제품 등 수요가 많은 제품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유연성 확보
팬데믹으로 인해 경험하는 세상은 이전에 없던 불확실성을 보여줄 것이다. 시장의 신호는 더 불분명해지고, 소비자와 공급의 압박은 심해질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예측이 더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예측이 어려워진 새로운 세상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재빠른 대응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미래를 위한 유연성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형태는 기업마다 다르다.

아마존은 2020년 2분기에 발생한 영업이익 40억달러 전부를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직원 안전을 유지하는 데 재투자했다. 약 16만 명을 추가 고용했고, 300개가 넘는 유통센터를 추가로 건설했으며, 보잉767 12대도 추가 구매했다. 반도체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경기 침체와 경기 회복 자체를 예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선택 가능성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체제를 갖추고자 노력했다.
더 강하고 유연한 연결망
코로나19는 사람들로 하여금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미국의 차량 생산에 지장을 주거나, 유럽의 의료용 마스크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를 목격한 각국 정치인들은 자급자족을 외치며 단절을 호소했다. 하지만 자국 소비와 생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생산이 중단되거나, 수요가 급감하는 순간 대안이 없는 경직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급업체와 소비자를 다각화해야 한다. 즉 더 적은 수의 연결이 아니라 더 많은 수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연결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은 어려운 상황 가운데 큰 위안이다. 사물인터넷(IoT)은 사람과 더 멀리 떨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람과 기업을 데이터 저장소, 컴퓨팅 능력과 연결한다. 모바일 기기, 화상회의, 협업 앱은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이 연결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코로나19는 이전에 진행되던 모든 변화를 가속화했다. 디지털 전환도 그 가운데 하나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에 내재된 취약한 연결고리가 노출되었다.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위기 극복을 위해 디지털 기술과 제도를 더 빨리 수용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세상에서 연결성 강화를 통한 유연성의 확보가 국가와 기업 경쟁 우위의 핵심 요인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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