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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에 상장한 기술주를 담고 있는 항셍테크 상장지수펀드(ETF)를 놓고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는 조언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억눌려 있지만 고점 대비 50% 가까이 빠지면서 가격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TIGER 차이나항셍테크’ 펀드는 1.17% 떨어진 7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항셍테크는 홍콩증시에 상장한 30개 기술주의 시가총액을 추종하는 인덱스지수다. 인터넷, 핀테크, 클라우드, e커머스, 디지털 관련 회사들로 구성된다. 이 지수를 인덱스로 추종하는 국내 ETF는 4개다.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 펀드는 시가총액이 3000억원으로 이 중 가장 크다.
올 들어 주가가 부진했다. 6개월 새 25% 가까이 빠졌다. 올 1월 21일 고점 대비로는 45%나 떨어졌다. 1년 내내 우하향하는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며 2017년 주가로 돌아갔다. 중국 기술주를 누르고 있는 것은 정부 규제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빈부격차가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공동부유’라는 규제 정책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반독점 규제 강화와 사회보장 비용 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며 이들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항셍테크 지수가 점차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중국 기술주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속도를 내자 중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준율을 인하하는 등 통화완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지준율 인하를 통한 유동성 확대는 기술주 수급에 긍정적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를 전후해 지준율 추가 인하, 소비 확대 정책 등 경기부양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낙폭이 과대한 만큼 분할 매수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고점 대비 50% 넘게 빠지면서 장기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을 눌러놓고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순 없다는 게 상식”이라며 “멀리 보고, 사서 모으기 좋은 가격대”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