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시대다.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헬스장을 찾는 대신 유튜브를 트레이너 삼아 집에서 몸매를 가꾸는 ‘홈트(홈트레이닝)족’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정확한 운동법을 숙지하려면 퍼스널 트레이닝(PT) 등록은 필수 코스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헬스 경험이 없고 운동법을 잘 모를수록 더 그렇다. 각 사람에게 필요한 운동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무거운 기구를 무리하게 들거나 바르지 못한 방식으로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는 일도 많다.
어떤 게 최적의 PT일까. 서울 대치동 헬스장 파프짐에서 일일 PT 체험을 해봤다. 안원철 파프짐 트레이너는 “개인의 성격이 모두 다른 것처럼 몸과 체형도 다르다”며 “전문가를 통한 개인별 맞춤형 PT가 좋은 PT”라고 했다. 안 트레이너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몸을 움직일 때 모든 근육을 동일한 힘으로 쓰지 않고 자신이 자주 활용하는 근육을 위주로 움직인다. 그럴수록 신체 일부만 사용하게 되고 결국 부정확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비효율성을 스스로 알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걸음걸이부터 그렇다. 똑같이 뒤꿈치부터 발을 내디딘다 해도 체중을 어디에 싣느냐에 따라 무릎, 허벅지, 고관절이 다르게 사용된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불균형 자세부터 해결해야 비로소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안 트레이너는 PT 시작 전 오리엔테이션(OT)부터 했다. 보디 프로필 촬영, 근력 향상, 재활, 컨디셔닝 회복 등 어떤 목적에 따라 운동을 진행할지 물었다. 그리고 운동할 때 아픈 부위는 없는지, 평소에 어떤 운동을 해왔는지 등도 확인했다. 안 트레이너는 “PT를 등록하기 전 구체적인 목적을 설정하고 운동하면 효과가 배가된다”며 “무작정 기구를 드는 방법이나 운동법을 알려주기보다 회원의 목표를 확인한 뒤 개인별 맞춤 커리큘럼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PT. 가벼운 스쿼트가 첫 번째 단계다. 누운 자세로 발을 들어올리는 등 다양한 동작을 주문했다. 운동 중 발의 떨림 등 움직임을 보며 신체 어느 부분의 근육이 발달해 있는지, 어떤 부분은 사용되지 않고 있는지를 살피기 위해서다. 평소와 달리 맨발로 진행했다. 다양한 부위를 움직여보는 운동 동작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부분을 확인한 뒤, 이를 본능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쓰이는 다른 부위의 ‘보상 동작’까지 파악했다. ‘처방’을 위한 일종의 ‘진단’이다.
결과가 정곡을 찔렀다. 대체로 고관절 움직임이 유연하지 않고, 흉추(척추의 중간 부분) 등 부분에서 근육이 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 트레이너는 자주 쓰지 않는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법을 제안했다. 스쿼트를 할 때 상대적으로 약했던 흉추 근육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척추각 등을 바르게 잡아주는 식이다.
지적받은 근육을 반복 활용해봤다. 운동 전 근육이 뭉쳐 있어 어렵고 불편했던 자세가 훨씬 편해졌다. 안 트레이너는 이처럼 남녀노소를 떠나 개인별 맞춤형 PT가 좋은 PT라고 설명했다. 그는 “몸의 안정성, 가동성, 움직임의 조화로움인 협응 능력 등을 우선 갖춰야 스쿼트, 푸시업, 데드리프트 등 운동을 할 때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헬스 초심자에겐 홈트를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 트레이너는 “영상을 보고 운동을 배우면 자신의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이 무엇인지 평가할 수 없다”며 “수준에 맞는 운동을 찾기는 더 어렵기 때문에 운동 초보자에겐 홈트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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