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 현장 5층에서 석재 운반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3층으로 떨어져 사망했다. 같은 달 충남의 제조업 사업장 창고에서는 한 근로자가 철제통에 불을 피워 몸을 녹이다가 옷에 불이 붙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정부가 이 같은 겨울철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집중 불시점검에 나선다. 동절기(12월~이듬해 2월) 사고 사망자가 최근 70명대로 줄긴 했지만 지난 5년간 연평균 100명에 달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현장 불시점검 횟수를 지난해보다 1만 회 이상 늘려 7만 회를 목표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장점검 전용차량인 패트롤카도 기존 108대에서 404대로 대폭 확충했다. 주요 점검 대상은 공사 규모 120억원 미만의 중소규모 현장으로 비계와 작업발판, 철골과 트러스 작업 등 추락위험 방지 조치와 끼임 위험 방지 조치, 필수 안전보호구 착용 등 ‘3대 안전조치 준수’ 여부를 살핀다.
고용부와 안전공단은 지난 7월부터 매달 현장점검의 날을 정하고 가용인력 1800여 명을 일시에 투입해 현장 안전조치 이행과 안전관리 관행 정착을 유도해오고 있다. 그 결과 7월 1일~10월 15일 추락·끼임 사망사고가 작년 동기 대비 41명(37.6%)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의 사망사고가 지난해 49명에서 올해 38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50억원 미만 건설현장 사망사고는 지난해 120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3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고용부와 안전공단이 공사비 120억원 미만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연말 집중점검에 나서는 이유다.
안전공단은 불시점검과 함께 소규모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재해예방 효과가 높은 시스템 비계를 지원하고 있다. 시스템 비계는 규격화된 작업발판과 승강통로, 안전난간이 일체화된 가시설물이다. 최근 5년간 1만8391개 현장에 지원했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안전관리 여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건설현장에 비용과 기술을 지원해 사망사고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추락사고를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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