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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투자' 뭐길래…21분 만에 2억8000만원 '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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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한우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송아지의 소유권 일부를 나눠 살 수 있는 한우 조각투자 상품까지 등장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재미있는 투자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축산업계 현장에선 한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 기업 스탁키퍼가 지난해 10월 처음 선보인 ‘뱅카우’는 송아지의 소유권 일부를 살 수 있는 한우 투자 플랫폼(사진)이다. 송아지를 한우까지 키우는 데는 비용, 사료값 등 최소 800만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뱅카우에선 최소금액 4만원에서부터 한우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 자신이 지분을 투자한 송아지가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받아볼 수 있는 점 등의 흥미로운 요소까지 더해 호응이 컸다.

뱅카우는 최근 5차 펀딩에서 모집 금액 2억8000만원을 21분 만에 ‘완판’했다. 417명의 투자자가 한우 64마리의 지분을 나눠 가졌다. 뱅카우가 지금까지 진행한 누적 펀딩 규모는 13억원(한우 약 200마리)이다.

뱅카우는 2030세대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1~2차 펀딩 당시에는 2030 투자자 비중이 80%를 웃돌았다. 최근에는 투자자의 연령이 다양해지고 있다. 가축재해보험에 가입돼 있어 송아지가 구제역 등 전염병으로 폐사해도 투자 원금 보장이 가능하고, 농가가 파산해도 뱅카우에서 책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전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하지만 뱅카우도 소값 폭락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엄연한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지분을 투자한 송아지가 도축되는 시점에 한우 가격이 폭락하면 수익은커녕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소값 폭락을 경험한 기억이 없는 젊은 세대들은 한우를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축산업은 굉장히 리스크가 큰 산업”이라며 “공급 과잉과 수입육 선호 현상 등으로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재현 스탁키퍼 대표는 단순히 사육두수가 늘었다고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은 1차원적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국민 소득이 올라가면서 한우 소비량이 크게 늘었고, 세계적으로도 축산물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우 공급이 늘었다고 당장 1~2년 내에 소값이 떨어질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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