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가 차세대 탄소중립 발전소인 소형모듈원전(SMR)과 연계해 그린수소(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 생산 기술 개발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러시아 국영원자력공사와 제20차 한·러 원자력공동조정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SMR은 대형 원전(1000~1400㎿)보다 크기가 10분의 1~20분의 1로 작으면서도 발전 용량은 수십~수백㎿에 달하는 차세대 원전을 말한다.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수십 개 국가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공동위는 양국의 원자력 정책을 공유하고 원자력 연구개발(R&D), 안전, 방사선 이용, 원전 해체 및 폐기물 관리, 핵연료 등 5개 분야 29개 기술 의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원자력 R&D 분야에선 SMR, 일체형 원자로, 로봇 기술,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STAR) 등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러시아는 세계 원자력 건설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2019년부터 SMR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부유식 상용 원전을 운영하는 등 미래 원전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국은 SMR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SMR은 차세대 물 분해 설비인 ‘고온수전해(SOEC)’ 전해조와 연결하면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4세대 원전인 ‘다목적 고속중성자 연구로(MBIR)’ 분야에서 신규 협력을 추진한다.
노후 원전 해체 및 폐기물 처리 분야에선 사용후핵연료(폐연료봉) 다층처분 기술을 새로 개발하기로 했다. SMR에 장전할 수 있는 핵연료 ‘우라늄-지르코늄’ 제조 기술도 신규 개발한다.
한·러 원자력공동위는 1991년부터 2년 주기로 양국에서 교대로 열리고 있다. 이번 공동위에는 한국 측에서 권 정책관을 수석대표로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원자력협력재단 등이 참여했다. 러시아 측은 유리 올레닌 국영원자력공사 과학전략부국장을 수석대표로 핵연료공사,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기술대, 발전설비 기업 등이 참여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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