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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에 유전자 검사까지…마이데이터 앱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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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규상 씨(36)는 최근 핀테크 앱 뱅크샐러드에서 유전자 검사를 신청했다. 배송된 키트에 침을 넣어 보내니 며칠 뒤 앱에서 그를 운동을 하면 체중 감량 효과가 큰 ‘모태 다이어터’이자 식욕이 비교적 강한 ‘배부른 소크라테스’로 분류했다. 김씨는 “자산 관리 앱에서 혈압과 골질량, 모발 굵기 같은 세세한 유전 정보를 남들과 비교해 알려주는 게 신기했다”며 “유전 정보를 통해 체계적으로 건강 관리를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개인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범사업의 막이 올랐다. 개인 신용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자산 관리를 받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마이데이터가 각광받는 이유는 금융의 한계를 넘어 의료, 통신, 교육 등 다양한 이종(異種) 산업의 생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금융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가격(금리) 기반에서 데이터 분석 능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기존 금융회사들도 뛰어들었지만 뱅크샐러드, 핀크, 보맵 등 핀테크 업체가 마이데이터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 자산관리 넘어 의료로
2012년 뱅크샐러드를 설립한 김태훈 대표는 국내에 마이데이터 개념을 소개한 인물이다. 정부 부처를 돌며 마이데이터 개념을 전파하고, 사업화를 위해 규제 및 제도를 정비해달라고 건의했다.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로 시작한 뱅크샐러드는 이제 900만 명 사용자의 자금 약 400조원을 관리하는 국내 대표 자산관리 앱 운영사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의 생명은 이종 정보의 결합”이라며 “마이데이터도 금융 분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 것도 금융과 의료 데이터를 결합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핀다는 2019년 여러 금융사의 대출 조회와 실행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대출 비교’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업체다. 마이데이터 시대의 킬러콘텐츠로 ‘대출 자동 계산기’를 마련했다. 이혜민 핀다 대표는 “여러 금융사에서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어떤 대출을 먼저 갚는 게 유리한지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핀다는 올초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약 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내 암호화폐·보험도 한눈에
하나금융과 SK텔레콤 합작사인 핀크는 올초 투자 고수 ‘왕개미’의 포트폴리오를 엿보는 서비스 ‘핀크리얼리’를 선보였다. 투자에 관심이 커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를 끌며 핀크 가입자는 370만 명으로 늘었다. 최근엔 시중은행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핀크리얼리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핀크는 이번에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처음으로 가상자산을 핀크 앱에서 관리하고 다른 투자자의 코인 현황과 비교해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권영탁 핀크 대표는 “마이데이터로 데이터의 규모와 정확성을 업그레이드해 핀크리얼리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도 뜨고 있다. 보맵은 금융, 의료, 헬스케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상품을 추천해준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계기로 기존 알고리즘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여러 금융지주사와 카드사에 보험보장 분석·추천 서비스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해빗팩토리는 보험료 간편청구 서비스로 주목받은 곳이다. 200만 개 넘는 국내 보험 상품의 약관과 보장 내용을 분석해주는 보험설계사용 ‘시그널플래너’ 앱도 입소문을 타고 3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는 “금융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연금과 대출 서비스도 향후 데이터 기반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뱅크샐러드·보맵 등은 정부가 내년께 선보일 건강분야 마이데이터 플랫폼 ‘마이 헬스웨이’ 출범을 계기로 금융 이상의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은 각 병원에서 진료 기록을 뗄 필요 없이 여러 검진기관과 병원에 흩어진 정보를 한 번에 헬스케어 업체나 병원에 넘겨주고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통신과 교통, 공공 분야에서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융을 넘어 개인의 이동 패턴을 고려한 경로 추천, 최적의 공공 서비스와 통신요금 추천 등이 가능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시대가 개막될 전망이다.

빈난새/박진우/이인혁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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