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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일정 드디어 나왔다!”…분주해진 예비 상장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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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공개(IPO)시장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 일정을 확정 지으면서 내년 초 예비 상장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공모규모만 10조원이 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청약시기가 겹치면 투자자 모집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어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시기도 신경써야 하는 중소형사들의 고민이 깊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 상장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 규모는 10조9225억~12조7500억원에 달한다. 2010년 삼성생명(4조8881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 공모금액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3~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1월 18~19일 일반청약을 진행해 공모주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 일정이 정해지면서 내년 초 상장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들도 공모 일정을 잡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이들 예비 상장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공모일정이 겹칠까봐 좀처럼 상장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예상 몸값이 6조~10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현대엔지니어링조차 LG에너지솔루션을 피해 공모일정을 잡기로 결론을 내렸을 정도다. 공모 시기가 비슷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관심이 집중돼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특히 다른 기업들은 이틀간 진행되는 일반청약을 할 때 하루라도 LG에너지솔루션과 일정이 겹치면 흥행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공모주 청약증거금 환불이 2거래일 뒤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경쟁이 치열한 공모주시장에서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최대한 많은 자금을 동원해 선호하는 기업 한 곳에 투자를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일반청약 일정이 겹쳤던 바이오다인은 48.1 대 1의 경쟁률을 내는 데 그쳤다. 한 달 뒤인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같은 날 일반청약을 진행한 하이제6호스팩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경쟁률이 7.6 대 1에 불과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청약 마감일이 2거래일만 차이나도 환불받은 LG에너지솔루션 청약증거금으로 다른 공모주에 청약할 수 있지만, 하루라도 일정이 겹치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청약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IPO시장에선 예비 상장사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청약 마감 직후인 내년 1월 말~2월 초 공모절차를 밟으려고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신규 운용자금 유입으로 기관투자가들의 곳간이 두둑한 시기인 데다, LG에너지솔루션의 흥행 효과를 이어받기도 좋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어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이 시기를 선점하고자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승인받고 공모절차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여러 기업이 공모일정을 나눠야하는 만큼 최적의 날짜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대어 두 곳을 피해야하는 중소형사들이 전략 구상을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내년 1~2월에도 올해(19개)처럼 10개 이상 기업이 증시 입성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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