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막에 한국형 스마트팜이 들어선다. 물 소비량을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이 담긴 시설이다. 정부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 K스마트팜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인 그린플러스와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시공 중인 K스마트팜이 내년 1월 완공된다. 정부는 다음달 16일께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 스마트팜에는 한국형 냉방시스템이 적용됐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포그냉방’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안개를 응용한 것이다. 물 사용량을 줄이면서 시설 내 온도를 작물이 자라는 데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는 물이 부족한 UAE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농식품부 설명에 따르면 UAE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농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강수량이 적어 농지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평균 강수량이 42㎜로 한국(1200㎜)의 3.5%에 불과할 정도로 적어 농사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자체 개발한 온실이 있지만 이 역시 물을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네덜란드가 물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는 스마트팜을 개발했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다”며 “K스마트팜은 높은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팜 기업인 엔씽은 컨테이너 형태의 수직 농장을 UAE에 수출 중이다. UAE 도심 한가운데 설치된 수직 농장에서는 싱싱한 채소류가 생산되고 있다. 현지에서 수직 농장을 운영 중인 비샤 고피 나흐 매니저는 “온도와 습도, 환기 세 가지 요소를 조절해 최적의 환경을 찾고 있다”며 “컨테이너 공급 규모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UAE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 K스마트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걸프협력이사회(GCC) 6개국의 사막기후 적응형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쿠웨이트 압둘라 스마트팜과 농수산자원청 온실개선사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내 스마트팜 사업 등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