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2일(현지시간) “남·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문제 많고 일방적인 행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중국을 정조준했다. 미국은 이날 한·미 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도 처음으로 ‘대만해협’ 문제를 공동성명에 담았다. 동맹국을 향한 미국의 대중(對中) 포위망 참여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과 스테파노 사시노 EU 대외관계청(EEAS) 사무총장이 대표로 참여한 ‘제2차 미·EU 중국 대화’에서 “(남·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미국, EU의 안보와 번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신장위구르, 티베트 지역에서의 조직적인 민족·종교 소수집단 탄압과 홍콩의 자치 및 민주주의 부식 등 계속되는 중국의 인권 침해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가장 크게 반발하는 영토·민족·인권 문제를 모두 건드린 것이다.
중국을 겨냥한 공동성명은 서울에서도 나왔다. 한·미는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SCM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국내외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CM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확인하는 수준”이라면서도 “이 정도는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미국 측 제안이 있었다”고 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EU 회담에 대해 “관련 당사자에 냉전적 사고를 버릴 것을 촉구한다”며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세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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