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이 미국에도 상륙했다. 지난달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확진자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 유입 사례가 확인된 데다 유럽에서 지역감염까지 속출하자 각국은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섰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첫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돌파감염된 환자다. 백신 접종을 마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 부스터샷(추가 접종) 대상은 아니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오미크론 첫 번째 사례가 미국에서 확인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며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접종하고, 맞았다면 3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있지만 백신을 맞으면 중증 상태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새 코로나19 지침을 발표한다. 미국에 들어가는 모든 항공 여행객에게 비행기 탑승 24시간 전에 받은 음성 확인서를 요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보도했다. 음성 검사 결과지 발급 시간이 72시간에서 24시간으로 단축된다. 오는 18일까지로 예정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권고 기간도 3월 18일까지 2개월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인도 싱가포르 핀란드 등에서도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이 변이가 확인된 국가는 최소 35곳으로 늘었다. 유럽에선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감염자가 속출해 지역감염 단계에 들어섰다. 덴마크에선 오미크론 감염자가 1600명가량 참석한 콘서트에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된 엘라드 마오르 텔아비브대 조교수는 영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남아공 방문 이력이 없는 데다 지난달 19일부터 사흘간 런던 학회 행사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고강도 조치에 나섰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권역 밖에서 입국하는 사람에게 48시간 전에 발급한 음성 확인서를 내도록 했다. 아일랜드는 교내 마스크 의무 착용 연령을 13세 이상에서 9세 이상으로 낮췄다. 일본은 8개월 간격으로 맞도록 돼 있는 3차 접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제선 입항을 한 달간 막으려던 계획은 비판이 거세지자 취소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인에 대한 입국 규정도 강화했다. 3일부터 일본에 들어가는 한국인은 6일간 지정된 시설에서 대기하며 검사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도쿄=정영효 특파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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