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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1조원 사들인 외국인…1170원대로 내려온 환율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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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원·달러 환율이 9원 가까이 하락하며 1170원대로 내려왔다. 외국인 투자자가 모처럼 한국 주식을 1조원어치 가까이 사들인 결과다. 11월 한국 수출이 월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미국 중앙은행(Fed) 통화정책의 긴축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달러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원70전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달러당 1179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달 15일(1178원40전) 후 처음으로 1170원 선으로 내려왔다. 이날 3원50전 내린 1184원40전에 출발한 환율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워 1177원30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매수 흐름이 두드러지면서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908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순매수액 기준으로 지난 8월 31일(1조1229억원) 후 석달 만에 최대치다. 오미크론이 전세계를 휩쓰는 만큼 신흥국 주식·통화를 비롯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움츠러든 것과는 판이한 움직임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28일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낮춰 잡았다. 내년 코스피 목표치도 3700에서 3350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 지분율이 29%까지 떨어졌고 올들어 한국 주식 순매도 금액이 250억달러에 달하는 등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소식이 외국인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2.1% 증가한 604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래 월간 수출액으로 최대치인 것은 물론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오미크론 변이가 달러가치를 끌어내릴 변수로 평가된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 등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 같은 기대감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몇 주 뒤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자산 매입 축소를 몇 달 빨리 끝내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앞으로 2주 동안 새로운 변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취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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