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가 옛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해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첫 실적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늘면서 연간 목표치(4000억원)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자산운용 부문이 이 같은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3분기 누적 자산운용이익은 전년 동기(198억원) 대비 145.8% 급증한 178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라이프는 자산운용 부문에서 보험계약자대출, 신용대출, 담보대출과 함께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유가증권 및 신한금융그룹 연계 투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본업인 보험영업 부문에서도 올 3분기 누적으로 4263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목표 달성에 기여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약 10% 줄어든 수치지만 통합에 따른 리브랜딩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총자산은 3분기 기준 70조2914억원으로 NH농협생명을 제치고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에 이어 ‘빅4’로 자리매김했다.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척도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도 3분기 기준 297.1%(잠정)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는 물론 업계 평균(272.9%)을 크게 웃돌고 있다.
국내 보험업계의 최대 리스크 요인인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관련해서도 신한라이프의 사전 대비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전부터 선도적으로 IFRS17 도입을 준비해왔으며 외형 및 단기 손익보다 보험업 본연의 가치 성장에 포커스를 맞춘 경영관리 시스템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는 “양사 간 재무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존 시스템 통합 외에도 IFRS17 대응 체계 준비까지 포괄적으로 접근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보험사들과 비슷한 방식의 내부 가치 평가 및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 등을 인정받아 신용등급도 올라갔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통합 직후인 7월 신한라이프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을 각각 ‘AA+’와 ‘AA’로 상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기존에도 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해 왔다”며 “합병 후 시너지 효과를 감안할 때 우수한 재무 건전성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라이프는 통합 이후 신사업과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2월 출범하는 베트남법인을 통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베트남에 앞서 진출한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사업에서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신한금융플러스가 지난해 7월 설립 당시 100여 명에 그쳤던 설계사를 올해 상반기 3200여 명까지 늘리는 등 탄탄한 영업 조직 기반을 갖췄다.
고객 자산관리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8월 보험업계 최초로 자산가들의 상속 자문을 위한 상속증여연구소를 열었다. 통합 법인 출범과 함께 신설한 WM본부 내에 꾸려진 상속증여연구소는 기존 WM챕터, WM센터 등 본부 조직들과 협업해 분야별 맞춤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부유층뿐 아니라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상속 및 증여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에게 트렌드 리서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헬스케어 자회사 추진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베트남 진출이 30년 이후를 내다본 양적 확대 전략이라면 헬스케어는 보험업과 연계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모바일 건강관리 앱인 하우핏을 자회사로 성장·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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