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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미니 효과'에…은행도 10代 잡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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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 18세가 된 안모씨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자마자 카카오뱅크에서 본인 명의의 입출금계좌를 개설했다. 이미 카뱅의 10대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인 ‘미니’를 쓰고 있었던 안씨는 당장 다른 은행을 쓸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안씨는 “좋아하는 캐릭터가 담긴 미니 카드를 쓰고 앱에도 자주 접속하다 보니 카카오뱅크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미래 고객인 10대를 잡으려는 은행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찌감치 청소년을 겨냥한 금융 서비스를 내놓은 카뱅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도 10대 전용 서비스를 속속 선보였다.
‘10대부터 카뱅’ 전략 성공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뱅 미니 고객이 카뱅 앱을 방문하는 횟수는 월평균 21회에 달한다. 주말을 제외하면 사실상 하루 한 번은 접속하는 셈이다. 이는 카뱅 입출금계좌를 보유한 일반 고객(14회)보다 50% 높은 빈도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의 성패는 ‘소비자가 얼마나 자주 그 플랫폼을 찾느냐’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라고 했다.

만 14~18세 전용 선불전자지급수단인 카뱅 미니는 신분증이나 은행 계좌 없이도 발급받을 수 있는 일종의 가상계좌다. 자신의 명의로 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청소년도 미니를 개설하고 이름이 새겨진 실물 카드를 발급받아 온·오프라인 결제에 쓸 수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돼 1년 만에 105만 명(올 10월 말 기준)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전체 청소년 인구(233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들은 카뱅의 충성 고객으로 편입되고 있다. 미니 고객 가운데 스스로 계좌를 열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카뱅 계좌를 개설하는 비율은 90%에 달한다.
‘10대 전용’ 금융 플랫폼 봇물
시중은행도 10대 고객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하나은행은 올 6월 어린이와 청소년도 송금·결제·투자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아이부자’(사진)를 출시했다. 만 14세 미만 어린이도 부모의 휴대폰 동의만 받으면 쓸 수 있는 최초의 금융 앱이다. 자녀 회원은 이 앱을 통해 용돈을 받고 부모 회원과 함께 정한 ‘알바’ 미션을 수행해 용돈을 벌 수도 있다.

이렇게 모은 돈은 충전식 선불카드인 ‘아이부자 카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아이부자 카드의 1인당 결제액은 초등학생 저학년(만 7~9세)이 월평균 1만7000원, 고학년(만 10~12세)은 3만원, 중학생(만 13~15세)은 3만6000원이다. 주된 사용처는 편의점(37%)이었고 이어 음식점(11%) 문구류(7%) 순이었다.

국민은행도 최근 10대 전용 금융 앱 ‘리브넥스트’를 내놨다. 미니처럼 만 14~18세도 개설할 수 있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리브포켓’으로 송금·결제 등이 가능한 구조다. 리브포켓은 전국 CU 편의점에서 수수료 없이 충전할 수 있다. 은행보다 편의점이 익숙한 청소년의 생활패턴을 반영했다. 지금은 KB페이로 스마트폰 결제만 가능하지만 향후 실물 카드도 발급할 예정이다. ‘금융 독립’에 눈뜬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소유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신한은행이 신한카드와 함께 10월 출시한 10대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 ‘신한 밈(meme)’도 한 달 만에 약 10만 장의 카드가 발급됐다.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액의 0.1%, 청소년이 자주 쓰는 편의점·음원 스트리밍·앱마켓 등에서 결제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혜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10대에게 친숙한 스티커·이모티콘 등에서 착안한 4종의 카드 디자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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