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선생님에게 상습 폭행을 당한 7살 아이가 뇌진탕 증세와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30일 YTN는 과외 교사 A 씨가 B 양의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학대를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매체가 공개한 CCTV에는 공부방 안에서 아이가 무엇인가 집기 위해 일어나자 A 씨가 아이의 가슴팍을 당겨 앉히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B 양이 팔로 막아보았으나 구타는 계속됐다.
B 양 가족은 딸의 모습이 평소와 달라지자 공부방에 CCTV를 설치했고, A 씨의 학대 현장을 잡았다. B 양 측은 A 씨의 학대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B 양은 그림을 통해 과외 선생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케치북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혼이 나가 있거나 반창고를 붙이고 있거나 피눈물을 흘리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B 양 고모는 "아이가 너무 다쳐서 아팠고, 아파서 공부도 할 수 없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죽어가고 있다는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A 씨는 부모에게 학대 사실을 전하면 나쁜 사람이고, 더 때릴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B 양 측은 주장했다.
피해 아동 측은 과외 선생님이 서울대에서 아동 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이라 믿고 맡겼는데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 씨는 아이가 문제를 풀지 않고 멍하니 있어서 때렸다며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고 이 매체에 해명했다.
B 양 측은 A 씨로부터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한 후 아이가 멍해진 것이라며 그를 고소했다.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상습성이 인정되면 가중 처벌할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가족들은 B 양이 8개월 동안 최소 9백 번 이상 학대를 당했다는 증거를 더해 항소할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