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컨테스트 경연장 '트레이닝센터'를 가다
만년 1등을 하다보면 으레 그러려니 하기 쉽다. 두말할 것 없이 당연한 결과쯤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1등의 자리는 차지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욱 어렵다. 밖에서 보면 우아해 보이지만 안에서는 피를 깎는 노력이 수반된다.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를 품은 한국토요타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및 서비스 만족도 최상위를 수년간 유지해오고 있다. 올해도 컨슈머인사이트의 판매서비스 만족도에서 렉서스가 1위, 토요타가 2위를 차지했다. 이 분야에서 렉서스와 토요타는 지난 7년간 번갈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AS 만족도 역시 렉서스가 1위, 토요타가 3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렉서스는 초기품질·내구품질 만족도에서 모두 압도적 1위를 달성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러다보니 막강한 렉서스의 유일한 도전자는 한 집안 식구인 토요타 뿐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최고의 서비스를 위한 인재육성
한국토요타의 모든 판매 및 서비스 인력은 트레이닝센터를 거쳐 현장에 나온다. 2006년 성수동에 개관한 토요타 트레이닝센터는 토요타자동차의 '카이젠(개선)' 시스템을 도입한 종합 교육 시설로 5층 규모이다.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나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 서비스 인재를 배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트레이닝센터에서는 수입사와 판매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세일즈 교육뿐 아니라, 일반 정비 및 판금 도장 기술에 걸친 자동차 전반에 걸친 모든 교육이 진행된다. 가장 첫 단계로 고객 응대 시뮬레이션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카이젠도조'가 설치됐다. 고객이 차량을 입고하는 단계부터 최종 단계인 인도 과정까지 딜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무 교육을 진행한다.
일반 정비 기술 교육으로는 친환경 기술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일반 정비 교육 및 자동차 일반 구조학 교육을 비롯해 테크니션의 기술 능력에 맞춰 인증 단계부터 마스터까지 총 4단계로 나눠져 있다. 마지막으로, 사고차량 수리 전문 교육 부분으로 바디 프레임 얼라이너를 사용한 판금교육, 친환경 수용성 페인트를 사용하는 도장 교육, 정확한 사고차 견적 작성을 위한 견적교육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 교육을 실시한다.
-최고 중 최고를 가리는 스킬 컨테스트
트레이닝센터에서는 격년으로 번갈아 가며 토요타와 렉서스의 스킬 컨테스트가 열린다. 일선에서 고객을 만나는 영업사원과 서비스 테크니션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역량을 가리는 경진대회다. 스킬 컨테스트는 렉서스 브랜드의 국내 런칭 초기인 200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7차례를 맞았다. 2014년부터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격년마다 번갈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렉서스에 이어 올해는 토요타가 스킬 컨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킬 컨테스트에서는 일반정비, 판금, 도장, 서비스 어드바이저, 부품 부문에서 최고를 가린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고객 지원까지 총 6개 부문으로 늘었다. 정확한 이론적 지식을 평가하는 필기, 실제 고객응대 상황을 방불케 하는 실기시험을 통해 최고의 직원을 선발한다. 전국 토요타·렉서스 공식 딜러 자체적으로 내부 경연을 통해 선발된 우승자가 모여 최종 1인을 가린다.
서비스 테크니션들은 총 4단계에 걸쳐 최종 챔피언에 오른다. 테크니션은 경력과 실력에 따라 평가되며 인증 테크니션, 프로 테크니션, 진단 테크니션, 마스터 테크니션을 거친다. 이후 스킬 컨테스트를 통해 최종 우승한 테크니션이 '챔피언'에 오른다. 인증 테크니션 자격을 취득 후 2년에 한번씩 교육 및 시험을 통과한 테크니션만이 다음 단계에 오를 수 있다. 프로는 3년 이상, 진단은 5년 이상, 마스터는 7년 이상 된 테크니션이 지원할 수 있다.
2021년 11월 기준 토요타·렉서스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526명의 직원 중 약 118명이 마스터로 재직 중이다. 그 중 렉서스는 41명, 토요타 9명이 챔피언의 명예를 안았다.
-올림픽만큼 치열한 경쟁, 우승 자부심 높아
지난 25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토요타 스킬 컨테스트의 긴장감은 흡사 올림픽을 방불케 했다. 각 국가를 대표해 출전한 국가대표들처럼, 이 자리에 모인 전국 각 딜러사 대표들은 사명감 가득한 모습으로 컨테스트에 임했다. 이 날은 서비스 어드바이저와 일반 정비, 판금 부문에서 경연이 펼쳐졌다.
서비스 어드바이저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소비자가 처음으로 대면하는 얼굴이다. 어드바이저는 출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업 내역을 상세히 소개하고 불만 사항에 대응한다. 차량에 대한 정보가 적은 소비자일 수록 적대감과 불신이 높기 때문에 이를 없애는 게 관건이다. 때문에 이 경연에서는 출고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체크리스트에 따라 얼마나 정확하고 꼼꼼하게 정보를 전달했는 지를 평가한다. 체크리스트는 매년 업데이트 되는데,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차량의 상태를 알맞게 설명했는지, 정확한 대안을 제시했는지, 상품의 정보와 가격을 제공했는지 등을 확인한다.
일반 정비는 엔진에 관련된 전기·전자 문제에 대한 진단 능력 및 해결 과정을 평가하는 경연이다. 총 50분간의 짧은 시간동안 엔진 결함이 조작된 테스트카의 문제를 해결하고 먼저 엔진 시동을 거는 쪽이 승리한다. 이 과정에서도 우연히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닌지, 감독관이 진단 및 해결 과정을 지켜보며 채점한다. 최근엔 각종 전자장비 장착이 늘어나면서 해당 결함에 대한 출제 빈도가 늘었다.
판금 분야에서는 차량의 판넬을 절단하고, 다시 이어 붙이는 용접 작업을 표준 작업대로 실시하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전체적 완성도를 평가한다. 평가 시간인 총 50분 내에 가장 완성도있게 용접을 마무리하는 작업자가 이긴다. 평가 작업은 객관적으로 이뤄지지만 평가자 성향에 따른 논란을 없애기 위해 최소 두 명 이상이 평균을 낸다.
올해 토요타 스킬 컨테스트는 48명이 참가해 최종 6명이 챔피언으로 선출됐다. 각 부문별 1위 수상자는 한국 트레이닝센터와 일본 본사 내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얼굴을 올리는 영예를 안는다. 예년 같았으면 경연장에는 진출자들의 지인과 가족들이 참여해 본선만큼 치열한 응원전도 펼친다고.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콘테스트를 온라인으로 중계하면서 메타버스 상에서 활발한 응원전이 전개됐다.
-부단한 노력으로 일군 최고의 서비스 만족도
컨슈머인사이트에서는 가장 최근 '카센터'로 불리는 비공식 서비스센터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공개했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기대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비공식 서비스센터의 강점을 새로이 인정받았다. 하지만 AS 만족도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는 일본차 브랜드의 비공식 서비스센터 만족률은 오히려 낮았다. 공식 서비스센터의 만족도가 우월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비공식 센터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는 분석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토요타와 렉서스의 판매 및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모두 트레이닝센터를 거쳐 충분한 대고객 서비스를 숙지하게 된다"며 "매년 개최되는 스킬 컨테스트는 직원들의 직업의식을 고취시키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교육의 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요타의 진정한 철학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최고의 소비자 만족도를 이끄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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