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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 경선서 '무능한 상속자'라던 이재명, 차별화 전략에 변화? [임도원의 BH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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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상속자의 시대가 아니라 유능한 개척자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3월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 당시 한 합동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당시 경선 경쟁자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 계승자로 꼽히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었습니다. '무능한 상속자'는 이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워딩으로도 사용했습니다.

내년 3월 20대 대선을 앞둔 현 상황에서 이 후보는 '유능한 개척자'의 길을 걷고 있을까요. 적어도 문 대통령의 '상속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피하려는 것 같습니다. 잇따라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발언을 하며 '정권 교체' 여론에 기대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서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 건'인 부동산 문제를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를 일곱 번 외쳤습니다. 지난 22일에도 SNS를 통해 "부동산 문제, 청년과 무주택 서민의 고통을 가중 시킨 점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적었습니다. "요소수 문제나 주택 대출 문제 등에 기민하게 반응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도 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대우조선해양 매각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 후보는 당시 경남 거제 대우조선소에서 노사 관계자를 만나 “문 대통령도 저번 대선 때 노력은 했는데 결과를 제대로 못 만든 것은 공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니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 연평도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일방적인 도발에 대해 용인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결이 다른 발언을 했습니다. 25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현재의 유화적 정책이 강경한 대결 정책 또는 제재 정책보다는 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면서도"남북합의 일방적 위반·파기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의 이같은 차별화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을까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이번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지율 35%, 이 후보는 32%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해 윤 후보는 1%포인트, 이 후보는 3%포인트 하락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차별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연동 현상'이 있는 경우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후보는 25일 SNS에 올린 '먹히기 위해 태어난 개는 없다' 제목의 글에서 "청와대의 개 식용 종식을 위한 민관합동 논의기구 구성을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동조하는 내용인 것입니다.

이 후보의 차별화 전략에 혹시라도 변화가 오는 것일까요. 물론 그때그때 필요한 경우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가, 어느 때에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기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찌됐든 대선을 4개월 가량 앞두고 깊어지는 이 후보측의 고민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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