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지난 5일 딘 가필드 넷플릭스 부사장 방한 때와 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토마스 볼머 넷플릭스 콘텐츠 전송정책 부문 디렉터는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경제시대, 망 이용대가 이슈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전세계 어느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데 한국만 차별적으로 대우하기 힘들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볼머 디렉터는 "망 사용료가 적용될 경우 인터넷 이용자가 전세계 다른 이용자와 교신하기 위해 수십, 수백 개 ISP에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망 사용료를 내는 순간 인터넷 파편화의 위험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 사용료는 인터넷 콘텐츠에 부과되는 통행료로서 콘텐츠의 한국 내 현지화를 저해할 것"이라며 "콘텐츠 공급자(CP)가 한국 외부에 콘텐츠를 두고 가져오려면 비용 증가와 트래픽 혼잡이 발생하고 전체적으론 이용자 속도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머 디렉터는 대안으로 넷플릭스의 자체 캐시 서버 프로그램인 오픈커넥트(OCA)를 언급했다. 그는 "현재 최대 100% 트래픽을 추가 비용 없이 현지에서 커버할 수 있다. 한국을 예로 들면 구미에 이를 구현해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볼머 디렉터의 이같은 주장은 이달 5일 가필드 부사장이 주장했던 내용과 똑같다. 가필드 부사장은 방한해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오픈커넥트를 통해 ISP와 협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에 대해 국내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국내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는 ISP에 연간 수백억원 이상의 망사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 게다가 같은 해외 사업자인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도 국내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을 시작하면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회사가 국내 ISP에 비용을 내는 우회적 방식으로 망 사용료를 지급 중이다.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토론회에서 넷플릭스의 주장을 반박하며 "CP도 기간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는 이용자로, 역무 제공 및 이용에 따라 지불하는 반대급부는 이용 대가와 요금"이라고 말했다.
일반 인터넷 가입자가 요금을 내는데 망 사용료도 내게 하는 것은 이중부과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이용자 요금은 각자 부담하는 것"이라며 "각자 자신의 목적에 부합하는 요금을 내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으로, 어떤 이용자도 통신 상대방을 위해 요금을 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