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유럽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70만 명가량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성인에게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권고했다. 미국에선 코로나19에 걸린 미성년자가 2주 새 3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재확산하면서 세계 곳곳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내년 3월까지 유럽에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2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현재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50만 명이다. WHO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를 포함해 53개국을 유럽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주 이 지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4200여 명으로 지난 9월 말(하루 2100여 명)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프랑스에선 이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주 전보다 54% 늘어난 3만454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11일(3만920명) 이후 최대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는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와 더딘 백신 접종률 증가 속도, 코로나19 규제 조치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WHO 측은 설명했다.
ECDC는 24일 “40세 이상 성인은 부스터샷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냈다. 지난 9월만 해도 ECDC는 백신 접종을 마친 건강한 성인에겐 부스터샷이 긴급하게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유럽 상황이 심상치 않아지자 두 달 만에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유럽 각국은 ‘방역 조이기’에 들어갔다. 스코틀랜드는 실내에 다수가 모일 때 코로나19 신속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했다. 핀란드 헬싱키와 주변 도시는 재택근무를 다시 권고했고, 공공시설과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미국은 미성년 코로나19 환자 급증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소아과학회(AAP)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1주일간 발생한 미성년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1000명으로 2주 전(10만7000명·10월 28일~11월 4일)보다 3만4000명 증가했다.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미성년자 비중이 25%에 달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내년 1월 22일부터 미 국경을 통과하는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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