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23일 "광주의 피비린내가 여전히 진동하던 1980년대 초 고등학생(군산 제일고)이었던 저는, 어느 날 선생님들에게 '전두환을 쏘아 죽이겠습니다. 총 한 자루만 구해주십시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 "그 기억이 아스라해져 갈 무렵 경찰서로 끌려가 '우리 전두환 각하를 어떻게 해? 이 XX가'라며 대공 분실 형사들로부터 주먹, 발길질을 당했다"며 이렇게 전했다.
김 의원은 "1982년 군산 제일고등학교 선생님 아홉 분이 '오송회 사건'으로 구속됐다"며 "전두환 정권의 폭압과 만행을 한탄하며 막걸리 잔을 기울이시던 선생님들이 반국가단체를 구성했다는 어마어마한 혐의로 '일망타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은 전주의 대공 분실 지하실에 끌려가 한 달 넘게 전기고문, 통닭구이, 물고문 등 각종 고문을 돌아가며 다 받았다"며 "처음에는 제발 살려 달라고 빌던 선생님들이 나중에는 제발 죽여 달라고 빌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 폭력 앞에서는 없는 말도 지어내야 할 형편이었다"며 "학생들은 선생님을 고발해야 했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밀고해야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야만의 시절이었다"며 "짐승 같은 세월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선생님들은 2008년 재심을 통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고 명예를 회복했지만 이중 이광웅 선생님은 병을 얻어 세상을 뜨신 지 오래였다"며 "이런 전두환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5·18 빼고 정치는 잘했다', '조문을 가겠다'고 한다"라며 전 전 대통령 죽음을 계기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에게서 젊은 시절 전두환 장군이 떠오른다라는 말을 했다"며 "여전히 윤석열은 살아있는 전두환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목숨이라도 걸고 (윤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